전세계 축구인의 축제인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SK텔레콤이 월드컵 마케팅에서 힘을 뺀 듯한 모습을 보여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가 아닌데다 지방선거,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 영향으로 흥행 기대감이 낮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 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하는 시민들. / 조선일보DB
2014년 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하는 시민들. / 조선일보DB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러시아 월드컵 기간 길거리 응원을 비롯한 월드컵 관련 광고를 하지 않는다. 과거 SK텔레콤이 주도해 길거리 응원전을 펼치고 각종 광고에서 붉은 악마를 앞세웠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월드컵 자체가 흥행할 수 있는 기대감이 낮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이루는 등 성과를 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될 상대가 만만치 않은 데다, 이근호 등 부상 선수까지 줄줄이 나오며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3일 지방선거를 비롯해 12일 북미회담 등 국내외 굵직한 이슈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멀어졌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일각에서는 앰부시 마케팅을 의식한 영향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앰부시란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묘히 규제를 피해 마케팅을 하는 기법을 말한다.

SK텔레콤은 2017년 1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 선수를 광고모델로 한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며 앰부시 마케팅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도 '붉은악마가 돼라(Be The Reds)'는 슬로건을 내걸고 광고를 진행해 앰부시 마케팅 의혹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통신료 인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비 축소, 통신 시장 침체에 따른 어려움 가중, 막대한 5G 신규 투자를 위한 비용 축소 등이 영향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2018 러시아 올림픽에서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며 “자세한 배경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월드컵 기간 동안 길거리 응원을 비롯해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