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기업의 문화도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중심으로 다양한 직원 복지가 도입되고 있다.

다수의 대기업들이 새로운 기업 문화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국내 대표 게임기업 넥슨은 직원들의 ‘워라밸’ 향상을 위해 신선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직원 문화 복지는 ‘넥슨 포럼’을 꼽는다.

2012년 시작된 ‘넥슨 포럼’은 '아트(Art), 컬처(Culture), 휴먼(Human)' 등 3개 분야로 운영되는 사내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평균 10주 과정의 프로그램이 100개 이상 열렸다. 넥슨 포럼은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잠재된 창의성을 일깨우고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특징이다.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넣어 게임을 개발하는 기업다운 톡톡튀는 발상이다.

넥슨 포럼 우드스튜디오(목공예)과정 현장사진. / 넥슨 제공
넥슨 포럼 우드스튜디오(목공예)과정 현장사진. / 넥슨 제공
◇ ‘넥슨 포럼’, 오감을 일깨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직원 ‘힐링’

특히 올해 3월 신규 개설된 ‘무크지(독립잡지) 만들기’ 과정에 참여한 11명의 직원들은 13주간 진행된 포럼 과정을 통해 직접 글을 쓰고 다듬으며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무크지 ‘ㄹㄱㅇㅇ(로그아웃)’을 출판했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에 대한 생각을 지면에 담아내는 잊지 못할 경험을 얻은 것이다. 또한,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7월 12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과정에 참여한 직원들이 무크지에 실린 이야기를 창작자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하는 낭독회를 마련했다.

‘무크지(독립잡지) 만들기’ 과정에 참여한 채민관 넥슨 라이브개발본부 연구원은 "마음 속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깊은 고민을 털어놓는 것 같은 효과를 느꼈다"며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그 결과물이 나온 것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넥슨 포럼 두번째달 소리꾼 고영열 공연 현장 사진. / 넥슨 제공
넥슨 포럼 두번째달 소리꾼 고영열 공연 현장 사진. / 넥슨 제공
지난 6월 26일 개설되어 9주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ASMR 및 수면을 위한 사운드 제작’ 과정 역시 흔치 않은 경험이다.

ASMR이란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자율감각 쾌락반응을 뜻하는 용어로, 이 과정에서는 뇌파와 ASMR의 연관성을 배우며 직접 다양한 사운드 채집 및 제작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일부 수강생의 경우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 보는 등, 가족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밖에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미술평론가로부터 직접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현대미술 다시 읽기’ 과정, 영화감독 김태윤과 함께 영화계 거장들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재해석하는 ‘영화의 재해석(다시 보는 영화)’ 등 다양한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 다채로운 공연과 강연으로 퇴근 후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넥슨 포럼은 중·장기 과정에 참여가 어려운 직원들을 위한 단기 및 일회성 공연과 강연 등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목공예를 이용한 우드스튜디오부터 ‘틔움’ 전시회 기간 단기체험 워크숍 발레 과정 등 여러분야에 문화 활동을 진행중이다.

지난 7월 24일에는 넥슨 사옥에서 픽사(PIXAR) 출신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 오’의 특별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안시 2018’에서 ‘크리스탈 상’을 수상하고,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등 유명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참여한 바 있는 에릭 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에 대한 본인의 신념과 경험담을 전하며 강연장을 가득 채운 청중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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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고영열 공연과 넥슨 포럼 '틔움' 전시회 기간 단기체험 워크숍 발레 과정. / 넥슨 제공
소리꾼 고영열 공연과 넥슨 포럼 '틔움' 전시회 기간 단기체험 워크숍 발레 과정. / 넥슨 제공
지난 8월 9일에는 다양한 음악 장르의 크로스오버로 음악적 예술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밴드 ‘두번째달’과 국악계의 아이돌로 널리 알려진 소리꾼 ‘고영열’이 함께하는 음악 공연이 진행됐다. 유럽의 여러 민속악기와 한국 전통 음악 판소리의 매력적인 만남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넥슨의 인기 장수 타이틀 ‘메이플스토리’의 OST도 연주돼 직원들이 열띤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 9월에는 인기 인디밴드 ‘가을방학’과 ‘랄라스윗’의 노래를 사옥 옥상에서 직접 즐길 수 있는 ‘옥상피크닉’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넥슨은 다양한 공연들을 통해 직원들이 풍부한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은욱 넥슨 인재문화팀 차장은 "유연근무제 시행 이후 포럼 과정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과정을 통해 폭넓은 여가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