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새 차를 '중고차'로 파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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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8.28 06:00
아우디코리아가 40% 할인 등 소문이 무성했던 A3 40 TFSI의 판매를 28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종전에 알려진 신차판매가 아닌, 인증중고차 사업부를 통해서다. 이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신차를 바로 중고차로 바꿔서 판 전례가 없어서다.

이른바 ‘신차급 중고차’라고 불리는 매물의 경우 누군가 사용 이력이 있는 실제 중고차다. 아우디코리아는 이 차들은 주행거리가 거의 없는 모두 ‘새차’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에서 음성적으로 횡행했던 ‘밀어내기’의 양성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할인판매 논란 왜 나왔나?

아우디가 A3 40 TFSI를 할인해서라도 판매하려는 이유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하 수도권 대기법)에 따라 저공해 자동차를 일정 비율이상 의무적으로 채워야 해서다.

수도권 대기법 제23조, 동법 시행령 제26조 및 2018년 연간 저공해 자동차 보급기준을 살펴보면 자동차 판매자는 저공해 자동차를 보급해야 할 것을 정하고 있다. 또 자동차를 제작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는 자가 저공해 자동차 보급 계획서 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수도권 대기법 제44조 제1호)지거나, 보급 계획서에 따라 보급했다는 실적을 환경부 장관에 제출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수도권 대기법 제46조 제1항 제1호)를 물어야 한다.

아우디 A3 40 TFSI. / 아우디 제공
국내 저공해차는 일반적으로 1종, 2종, 3종으로 나눈다. 1종에는 전기차, 연료전지(수소전기차), 태양광 등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이 환경부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는 차가 속한다. 1종 저공해차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0’에 가깝다. 2종 저공해차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가 보통 속하며, 가솔린이나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라도 환경부 기준에 맞으면 자격을 부여한다. 3종은 가솔린, 디젤, 가스 중에서 2종 저공해차보다 배출물질은 많지만 역시 환경부 기준에 부합하는 차를 뜻한다.

아우디 A3 40 TFSI는 3종 저공해차다. 현재 아우디의 판매 제품 중에 전기차, 연료전지차, 태양광차 등 1종과 저공해차, 하이브리드, 가솔린, LPG 등 2종 저공해차는 없다. 따라서 저공해차 의무판매를 만족하려면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은 A3 40 TFSI를 전체 판매 대수에서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해야 한다. 이 숫자가 3000여대로 알려졌다.

그런데 아우디는 A3의 경우 소형 가솔린차여서 국내에서 인기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고, 파격할인을 제시해야 올해 배정할 3000대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할인을 해서라도 의무판매 비율을 맞추려는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책임감 때문이라는 게 아우디 설명이다.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신뢰가 떨어졌다고 생각한 아우디는 이후 모든 국내 법을 준수하는 모습을 통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 국내 법상 신차 40% 할인 사실상 불가

하지만 40% 할인 판매는 사실상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쉽지 않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따라 신차 가격의 30% 이상 할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안에 숫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보통은 30%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29.9%까지를 할인한계로 본다.

이는 우리 세법에 있어 할인율이 30%를 넘을 경우 물건을 산 사람에게 추가 세부담을 줘서다. 정상 소비가액의 30% 이상을 할인할 경우 판매 회사가 소비자에게 재산을 증여했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40% 할인했다고 하면 30%를 제외한 10%는 소비자에게 증여한 것이 되고, 소비자는 이 10%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 한다.

또 회사는 30%를 넘는 할인에 대한 매출을 인정받지 못한다. 4000만원의 차를 40% 할인하면 실제 판매 금액은 2400만원인데, 법으로 인정하는 건 2800만원이다. 즉, 기업은 400만원 이익을 손해봤지만 세금은 이 손해를 본 400만원까지 물어야 한다.

때문에 아우디가 40% 할인판매를 한다고 알려졌을 때, 업계에서는 신차 할인이 아닐 것이라고 단정했다. 법을 따져보면 실제 40%를 할인받기가 어려웠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아우디파이낸셜서비스의 리스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리스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하는 방식이다.

◇ 아우디는 왜 중고차를 선택했나?

아우디코리아에 따르면 인증중고차 판매 이유는 기존 고객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바꿔 말해 이전에 샀던 A3(디젤) 소비자의 중고차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보통 큰 할인판매가 있는 수입차의 경우 기존 소비자의 중고차 가격이 파격할인에 들어간 신차와 함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40% 할인 소식이 알려졌을 때, 국내 언론 역시 이같은 내용을 비판한 바가 있다. 기존 소비자의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 차를 중고차로 판매했다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기존 소비자의 중고차 가격을 방어해주는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치 하락이 우려됐다면 신차의 할인판매 폭을 당초 알려진 것보다 줄이면 된다. 할인이 여의치 않다면 보증연장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인증중고차는 신차와 동일한 3년의 보증기간을 둔다. 보통 인증중고차가 1년의 보증을 두는 것과는 다르다. 결국 이 차는 신차를 할인하는 편법적인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수입차 밀어내기의 양성화?

자동차 시장에 있어 ‘밀어내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산차와 수입차 역시 가리지 않는다. 밀어내기란 신차 판매대수를 위해 제조사(혹은 수입사)가 판매사(딜러) 등에 억지로 판매를 떠넘겨 신차등록을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밀어내기차는 보통 판매사의 인증중고차를 통해 시장에 나오는데, 이른바 ‘신차 세탁’인 셈이다.

영민한 소비자 중에는 인증중고차 공급량이 늘어날 경우 밀어내기로 간주하고, 그것만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타이밍을 잘 맞추면 주행거리가 극도로 짧은 새 차를 30~40% 저렴한 가격에 가질 수 있다. 외형 등은 ‘신차’지만 등록 이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고차’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 아우디 A3 40 TFSI 사례도 그동안 한번도 판매 이력을 갖지 못한 새 차가 중고차 시장으로 돌려졌다는 점에서, 그리고 3000대라는 적지 않은 물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밀어내기’가 합리적으로 의심된다.

또 3000대가 올해 안으로 모두 팔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우디가 만족해야 할 저공해차 의무판매 달성이 가능하다. 의무판매는 신차 등록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인증중고차로 판매하겠다는 물량의 100%는 이미 신차등록이 끝났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밀어내기의 양성화’라는 이야기를 한다. 법 준수를 위해 선택한 방식이라고는 하나, 업계의 고질적인 밀어내기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아우디코리아는 내부자료라는 점을 들어 각 판매사 인증중고차팀에 대당 얼마의 가격으로 차가 넘어갔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특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인증중고차로 새 차를 돌렸을 때의 손해액은 아우디코리아가 부담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차의 소비자 가격은 가장 낮은 트림 기준 3950만원이다.

◇ 얼마나, 어떻게 판매되나?다른 차종도 이렇게 판매할 수 있을까?

3000대라는 대수도 현재로서는 추측에 가깝다. 판매비율을 따졌을 때 그 정도라는 것이지 얼마나 인증중고차로 판매하는지는 아우디코리아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증중고차로 신차를 넘긴 덕분에 리스나, 할부, 현금 구매가 모두 가능하다. 합법적으로 40% 할인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차를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남아있다. 이와 관련 아우디코리아는 "현재 계획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중고차의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해당 차량(A3 40 TFSI)의 판매가격과 조건은 각 판매사 재량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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