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이 국내에서 대규모 개발인력 채용에 나선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IT업계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는 가운데 실력있는 개발자를 영입하는 것이 서비스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면서다. 이런 가운데 구글에 우수한 인재들이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구글은 지난 7일 서울 삼성에서 리쿠르팅 이벤트 ‘OK Google!, 재능 있는 엔지니어를 찾아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구글코리아의 개발자 직무와 채용 정보 소개 내용으로 꾸려졌다. 업계의 많은 관심이 쏠린 만큼 행사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약 4000여 명에 달하는 사전 신청자 중 200명만 초대됐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에서도 실시간 생중계됐는데, 시청자도 200명이 넘었다.

◇ "구글엔 화장실에도 코딩 테스트 문제가 적혀있다"

이날 행사는 구글 사내 문화와 전반적인 채용 절차 ▲검색 ▲트레블(Treble) 프로젝트 ▲안드로이드 미디어 API ▲ 사물인터넷(IoT) ▲엣지 컴퓨팅 분야 등 인력 채용 예정인 분야 리더가 직접 직무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현재 구글코리아가 채용 중인 포지션은 일반 소프트웨어 분야 개발과 머신러닝 및 엣지 컴퓨팅 등의 특화 분야 개발 인력이다.

구글은 어느 회사보다도 개발자에게 특화된 업무 환경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만큼 회사에서 보내는 거의 모든 시간을 오로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심지어 화장실 벽에 코딩 테스트 문제지가 붙어있을 정도다.

구글 측은 "동료와의 협업이나 사내 각종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을 통해 회사에서 지내는 매 시간마다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며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경쟁도 해야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입사 후 구글 내 팀 이동은 자유로운 편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오피스내 다른 직군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많다. 특정 분야 개발자로 입사했어도 분야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코리아가 지난 7일 서울 강남에서 리쿠르팅 행사를 열었다. / 유튜브 스트리밍 화면 갈무리
구글코리아가 지난 7일 서울 강남에서 리쿠르팅 행사를 열었다. / 유튜브 스트리밍 화면 갈무리
◇ ‘지원부터 입사까지’ 구글러 되는 법

구글의 채용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눠진다. 서류 제출은 홈페이지에 지원서를 업로드하거나, 채용담당자나 구글 내부 직원의 추천 연락을 받고 지원서를 내는 방법 등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 지원서를 제출하든 채용 절차는 동일하게 이뤄진다.

서류전형 통과 후엔 구글 행아웃으로 기술면접을 본다. 코딩부터 알고리즘, 데이터 스트럭처 등 전반적인 개발 능력을 테스트하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풀게 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45분 간의 온사이트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된다. 지원하는 포지션에 따라 온사이트 인터뷰 횟수는 3회에서 최대 5회 정도 늘어날 수 있다.

인터뷰를 모두 영어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답을 영어로 설명할 정도 영어 실력은 갖춰야 한다. 구글은 영어를 더 배우고 싶은 구글러를 위해 각종 영어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영어 실력이 부족해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구글 측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지를 보고, 개발 분야에 특히 공통 용어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며 "실제 지원자들도 면접 후에 생각보다 영어 인터뷰가 어렵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하이어링 커미티(Hiring committee, 채용위원회)는 채용 최종 단계다. 위원회에는 한국과 무관한 중국, 호주 등 다른 국가 소속 심사위원들이 패널로 참여한다. 인터뷰에서 보여준 지원자 역량과 인터뷰 평가 결과, 이력서만 두고 심사위원들이 채용 여부를 토론으로 결정한다.

신입과 경력직원 채용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차나 나이가 많아도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며 지원 직무에 따라 인터뷰 질문과 테스트 문제가 달라지는 정도 차이만 있다.

면접에서 탈락한 지원자는 1년 간 다시 지원할 수 없다. 지원자가 부족한 부분을 다시 훈련해 역량을 갖추는데 1년 정도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구글 측은 "한 번에 지원해서 바로 입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매 해 지원해서 결국 입사하는 사람도 있다"며 "탈락 후 다시 지원해도 어떤 불이익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