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신소재로 꼽히는 그래핀을 활용, 초고주파수에서 우수한 특성을 갖춘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 금속 선로를 대체하는 이 기술은 차세대 통신용 반도체 및 소자의 성능과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분야 육성과 지원을 확대 중인 국내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전망이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미세화되고 소자의 고집적화 및 고속화가 계속되면서 기존 금속 선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고속으로 작동할수록 소비전력 대비 성능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정보통신융합전공 장재은 교수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반도체 선로 소재로 그래핀-비정질 탄소 접합 구조를 사용한다. 기존 수백 ㎚(나노미터)급 금속 선로와 비슷한 우수한 초고주파 전송 특성을 보인다. 기존 반도체 제조 과정의 금속 배선 공정에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집적 회로에 응용할 수 있다.

그래핀 기반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소재를 개발한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장재은 교수(오른쪽)과 양재훈 박사과정. / DGIST 제공
그래핀 기반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소재를 개발한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장재은 교수(오른쪽)과 양재훈 박사과정. / DGIST 제공
그래핀은 매우 얇은 탄소 박막으로 두께가 0.3㎚에 불과하다. 구리의 100배 이상 전기 전도성과 실리콘의 100배 이상 빠른 전자 이동성으로 산업 전반에서 기존 금속 또는 반도체 물질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순수 그래핀은 전기적 특성이 좋지 않아 미세 회로용 소재로 바로 사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순수 그래핀에 비정질 탄소를 결합해 전기적인 특성을 끌어올렸다. 또한, 초고주파 성능을 떨어뜨리는 그래핀 내부 결함을 줄여 열적, 전기적 특성을 안정화했다.

장 교수는 "전송 선로는 반도체 연구에서 소자 기술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라며 "이번 기술은 나노공학, 전자공학, 물리학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한 연구 결과로 MMIC(무선이동통신용 반도체) 및 RFIC(무선통신용 초고주파 칩) 등 고주파용 회로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재료 분야의 세계적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