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인공지능(AI)과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싣는다. 또 미래차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신분야 스타트업 300개를 양성하고 민간이 추천한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래 기술개발 지원도 늘려 중소기업에 ‘세계 최강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예산안을 13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19년보다 3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중기부 이를 ▲AI 사회로 전환 준비 ▲창업·벤처기업 투자 확대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점 스마트화 등에 쓸 예정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오후 전남 여수에서 벤처기업협회가 주최한 벤처썸머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오후 전남 여수에서 벤처기업협회가 주최한 벤처썸머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제공
AI 등 신사업 분야 전폭 지원

2020년 중기부가 편성한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제조 데이터센터 건립이다. 67억원을 책정했다.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등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제조 데이터센터를 내년도 사업 핵심으로 꼽는다. 제조업 현장 스마트화를 돕는 스마트공장 보급 예산안도 2019년 기준 3125억원에서 4150억원으로 늘렸다. 스마트화 전환 대상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기업까지 넓혔다.

중기부 측은 "중소벤처기업만을 위한 제조 데이터센터 구축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 DNA 코리아가 되는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AI와 스마트센서 등 미래 분야를 위해 R&D 산업 투자도 늘린다. 중기부는 2019년 기준 1조744억원에서 1조4559억원으로 예산안을 키웠다.

규제자유특구 사업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규제자유특구 예산안에는 신기술과 신서비스 실증과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R&D 자금, 효과적인 실증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자금, 시제품 고도화 등 사업화 자금이 반영됐다. 총 615억원이다.

중기부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편성한 예산안 규모는 총 2586억원이다. 세부 항목 별 예산안 편성 내역으로는 ▲모태펀드 소재부품장비 전용펀드 신설(600억원)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출연금 (800억원) ▲소재부품장비 관련 예산 (1186억원) 등이다.

유니콘 기업 스케일업 돕는다

2020년 중기부 예산안에는 스타트업 성장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중기부는 450억원을 신규로 편성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분야 스타트업 300개를 육성한다. 관련 분야 전문 퇴직인력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멘토링 사업(46억원)도 새롭게 추진한다.

민간에서 검증된 유망한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120억원)도 이번에 처음 신설했다.

스타트업 투자 지원 프로그램도 편성했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기술 스타트업을 키우는 팁스(TIPS) 프로그램과 사내벤처 프로그램 예산안은 각각 544억원과 2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389억원, 100억원 규모 예산에서 대폭 늘어난 금액이다.

벤처투자 열기가 확산되도록 스타트업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출자 예산도 2019년 2400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모태펀드 예산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육성과 3대 혁신분야 창업, 스타트업 스케일업 등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 해외 진출 예산안도 증액했다. 중기부는 청년인력 글로벌 마케팅 사업(20억원)을 편성했다. 스타트업 해외진출 거점인 KSC(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핀란드와 노르웨이에 새롭게 개소한데 따라 이들 기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돕는다.

‘똑똑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성장 뒷받침

온라인 환경 전환에 대비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사업 예산안도 편성됐다. 1인 소상공인 전용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데 238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온라인 공간에서 상품을 마케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소상공인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스마트상점 사업(21억원)도 신규 편성했다. 스마트상점 사업은 무인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인 스마트오더와 가상 피팅 체험 시스템 스마트미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소상공인이 매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상공인 간편결제 가맹 확대에 따른 예산도 올해 60억원에서 2020년 122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전통시장·상점가 활력 제고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2조5000억원 규모 발행 예산 2313억원을 반영했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의견을 수렴해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만들었다"며 "향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안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