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몰 시대]㊲ 게임 스트리머 지원 '트윕·트게더' 만든 92년생 박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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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1.16 06:00
글로벌 IT 시장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 등장 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개발자 겸 사업가, 박찬제 이제이엔 대표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 90% 이상 쓰는 ‘트윕’ 개발
초등 5학년 때 웹게임으로 개발자의 길 시작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 보고 사업 착안
스트리머 지원 넘어 창의적인 사회 공헌 사업도
"영상 창작자와 스트리머 당당한 직업 인정받도록 돕겠다"

ΟΟΟ님이 만원 후원!’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생방송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에겐 익숙한 문구다. 후원(Donation)은 스트리밍 라이브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스트리머)의 수입원이면서 시청자와 소통하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트위치는 대표적인 게임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이다. 그런데 ‘구독’ 외에 자체 후원 시스템이 없다. 스트리머가 별도의 후원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90%가 넘는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는 ‘트윕’이라는 도구를 쓴다. 한국에서 트윕과 트위치를 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트윕’은 만든 주인공은 바로 박찬제 대표가 이끄는 기업 ‘이제이엔(EJN)’이다. 이제이엔은 트위치와 2017년 8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박찬제 이제이엔 대표의 모습.
박찬제 대표는 올해로 만 27세(1992년생)다. 어린 나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는 잔뼈 굵은 ‘베테랑’이다. 그는 정부 교육기관에서 ‘정보 영재 교육’을 받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쉬는 시간 틈틈이 웹게임을 제작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다. 만든 게임을 반 친구에게 보여줬다.

그는 "친구들이 내 서비스를 이용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서 개발자의 꿈을 키웠다"며 "학창시절 내내 웹게임 등을 개발하고 이용자 피드백을 서비스에 반영하는 과정을 즐겼다"고 말했다.

박찬제 대표가 본격적인 상용 웹 게임을 개발한 것은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창업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 부산 센터를 통해서다. 입주 기업 매출 1위를 자주 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초기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금액을 웹게임으로 확보했다.

틈날 때마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 콘텐츠를 즐겨 보던 그는 이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2015년 서울에 상경할 때쯤이다.

그는 "당시는 트위치코리아에 스트리머를 위한 시스템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트위치 관련 서비스를 개발해 스트리머를 도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침 트위치는 서드 파티 개발자가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웹게임에서 한 차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위치를 접하기 전부터 아프리카TV나 다음TV팟 등 개인방송 플랫폼을 꾸준히 봤다. 이 덕에 스트리밍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회사를 차린 이후에도 인터넷 방송 서비스 관련한 부분에서는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팀원을 이끈다.

트위치와 이제이엔은 2017년 파트너십을 맺었다. / 이제이엔 제공
이제이엔이라는 사명엔 무슨 뜻을 담았을까. 취미로 개발하던 웹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사업자 등록 후 심의를 받아야했다. 등록을 하려면 사업자명을 정해야 한다. 이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박 대표는 마땅한 이름을 쉽사리 떠올리지 못하다 즉석에서 정했다. 자신의 영어 이름 ‘ ‘Park Chan Je’에서 뒤 세 글자를 거꾸로 따 ‘EJN’이라는 세 글자를 사업자명 란에 써넣었다고 한다.

박찬제 대표는 "처음에는 사실상 별 의미 없이 지은 사명이라 최근 EJN이라는 이름에 의미를 부여해보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제이엔 대표 서비스 4개의 로고. / 이제이엔 제공
체계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이제이엔의 사업은 탄탄하게 진행했다. 트윕(오버레이 시스템) 외에도 트게더(커뮤니티), 배틀독(e스포츠 플랫폼), 익스텐션(OGN, 펍지, 라이엇, 블리자드 등도 활용 중) 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트게더는 트위치 스트리머와 팬을 위한 커뮤니티다. 일간 이용자 수가 25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하루에 글 7000개, 댓글 1만 7000개가 트게더에서 오간다.

박찬제 대표는 "시청자와 스트리머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트게더를 만들었다"며 "어릴 때 이미 커뮤니티를 개발해본 경험이 있어 손쉽쉽게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제이엔은 트게더 운영에도 공들인다. 트게더는 특성상 연예계 팬덤을 다루는 커뮤니티와 비슷한 성향을 띤다. 팬덤 간 분쟁의 여지도 많다. 박 대표는 "1인 미디어는 연예계와 달리 팬덤을 혼자 관리하거나 루머 등 이슈에 대처하기가 어렵다"며 "이 부분에 도움을 더 드려야겠다고 생각해 최근 커뮤니티 관리 인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박찬제 대표가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배틀독은 누구나 쉽게 e스포츠 대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e스포츠 대회를 여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요령이 필요하다.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스트리머가 작은 e스포츠 대회를 열기 위해 대진표를 하나 그리려고 해도, 메모장에 직접 손으로 그려야 한다.

박찬제 대표는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주최사라고 하더라도, e스포츠 대회를 열려면 마케팅 등 특정 목적을 가지고 상당한 돈을 들여야 한다"며 "이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들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틀독은 바로 이 문화를 개선하려 등장했다. 참가 접수부터 실제 개최까지 e스포츠를 여는 절차를 조금이라도 쉽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덕분에 실제로 배틀독을 개인 스트리머부터 부산시, 인천시 등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한다.

익스텐션은 트위치에서 e스포츠 콘텐츠를 중계할 때 화면 내에서 경기에 관한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전적, 리그 정보처럼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추첨, 룰렛 등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예로 들면 어느 팀이 1등인지, 어느 팀이 졌는지를 알려주거나 실시간 점수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어떤 선수가 어떤 총으로, 몇 미터에서 적을 제거했는지 같은 세부 정보도 방송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박찬제 대표는 "향후 승부예측같은 기능도 만들어 추가하고 싶다"며 "익스텐션은 이용자 편의를 더해 e스포츠 시청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다"라고 설명했다.
트윕 이용 방법을 설명하는 영상. / 이제이엔 유튜브 채널
이제이엔의 대표 서비스는 트윕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리머의 후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후원 수익의 1%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트윕 기능을 계속 추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경쟁사에는 없는 ‘마켓’ 기능이다. 마켓은 후원과 마찬가지로 시청자가 스트리머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고, 방송 중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다. 이용자는 상품을 사면서 스트리머에게 이를 알릴 수 있고, 스트리머는 감사 표현을 할 수 있다.

박찬제 대표는 "프로게이머 ‘앰비션’과 손잡고 시험 삼아 텀블러를 판매했는데 준비한 수량 200여개가 단 몇 분만에 동났다"며 "시청자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고, 마켓 기능의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처음 입문하는 스트리머를 돕기 위해 유튜브 채널로 트윕 실행·설정법을 상세하게 안내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혀 방송을 꿈꿨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꿈나무 스트리머가 많다"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유튜브 외에도 카카오톡 원격 지원, CS 지원 등으로 초보 스트리머를 꾸준히 지원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시청자가 도네이션하면 가상세계의 머핀이 쏟아지는 등 생방송에 알맞은 효과를 구현했다. / 유튜브 갈무리
이제이엔은 네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한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가상 유튜버 초이와 손잡고, 후원하면 액수에 맞게 가상세계의 머핀, 곰인형, 금색 하트가 쏟아지는 기술을 구현했다.

최근 브랜드, 게임사가 마케팅하는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B2B 솔루션도 개발한다. 아프리카, 유튜브, 트위치 등 플랫폼에서 각종 수치를 수집·분석해 매출액순이익률(ROS) 같은 지표를 계산한다.. 이를 활용하면 마케팅에 1억의 예산을 썼을 때 어느 정도 효과 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

이제이엔은 게임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색다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배틀런’도 운영한다. 이는 72시간동안 스트리머가 특정 게임을 최대한 빠르게 클리어하는 행사다. 마치 올림픽처럼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시청자는 이를 트윕으로 후원하고, 해당 금액을 모두 ‘국경없는 이사회’에 기부한다.

박찬제 대표는 "아직 대형 기업은 아니지만, 이제이엔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사회 공헌이며, 사회공헌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배틀런은 사회에 재미있고, 간단한 방법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고 덧붙였다.

배틀런에 참여한 스트리머 ‘얍얍’의 모습. 배틀런 행사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낳기도 한다. / 얍얍TV 유튜브 갈무리
이제이엔이 바라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박찬제 대표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5G 인프라 구축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일본, 동남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해 이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내 서비스로 이로움을 제공하는 것이 재미있고 기뻤다"며 "앞으로도 영상 창작자, 스트리머가 당당한 직업으로 인정받고 오래오래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찬제 대표는 미래에 함께 일할 팀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제이엔의 서비스는 굉장히 새로운, 기존에 없던 사업 분야이므로 다소 명확하지 않을 수 있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말 다수의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결국 발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제이엔과 함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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