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0월 인공지능(AI) 컴퍼니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중심에는 AI 플랫폼 ‘기가지니'가 있다. KT는 기가지니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2025년 ‘기가지니' 탑재한 단말기 수를 1억개로 늘린다. 현 스마트 스피커는 물론, 스마트폰·냉장고·세탁기 등 모든 제품에 기가지니를 넣는다.

기가지니 사업을 이끄는 백규태 KT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기가지니를 향한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기가지니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KT와 손잡고 동행할 수 있는 파트너 기업을 늘려 1억대 시대를 연다.

백 연구소장은 "현 기가지니 음성·대화가 탑재된 단말은 기가지니 패밀리, 셋탑박스(STB) 등이 350만개쯤이며, 2025년까지 1000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KT의 다양한 분야에 분석·판단, 예측·추론 엔진을 기반으로 향후 모바일·홈가전·산업용 장치 등까지 확장하면 1억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현재 수십개의 기업과 기가지니 탑재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백규태 KT서비스연구소장. / KT 제공
백규태 KT서비스연구소장. / KT 제공
KT는 애플의 ‘시리'나 삼성전자의 ‘빅스비'처럼 다양한 단말에서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기가지니'를 준비 중이다.

백 연구소장은 "고객들이 스마트폰, 웨어러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단말에서 동일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는 기가지니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백 연구소장은 AI 컴퍼니로 도약하고자 하는 KT에서 중책을 맡았다.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리하이 대학교에서 전산학 박사를 졸업했다. 1996년 KT 연구개발원에 입사하며 KT맨이 됐다. 2012년 KT중앙연구소 소셜&스마트미디어 그룹 담당 상무를, 2013년 KT 서비스연구소에서 미디어서비스담당 상무를 역임한 후 2015년 KT서비스연구소장으로 승진하며 기가지니 사업을 이끈다.

백 연구소장은 기가지니 인사이드 개발을 주도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기가지니 인사이드는 냉장고·에어컨·자동차 등과 같은 디바이스에 소프트웨어를 탑재 시 바로 기가지니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활용하면 클라우드(Cloud) AI 플랫폼을 접속해 음성인식부터 서비스 실행까지 처리해주기 때문에 AI 제품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 KT가 AI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는 역할을 한다.

백 연구소장은 "기가지니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단말에서 개인 비서 역할을 할 것이다"며 "빅스비처럼 단말에 탑재하지 않더라도 KT의 기가지니 플러그인(브라우저가 제공하지 않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을 통해 다양한 앱에서 KT의 기가지니 기반 음성·대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백규태 KT서비스연구소장./ KT 제공
백규태 KT서비스연구소장./ KT 제공
백 연구소장은 기가지니 인사이드 철학에 대한 물음에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만든 것은 서드파티(해당 분야에 관련된 상품을 출시하거나 다른 기업의 주 기술을 이용한 파생 상품 따위를 생산하는 회사)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서드파티는 기가지니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 환경과 니즈에 맞도록 기가지니를 연동해 쓸 수 있다. KT는 개별 API*(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를 조합해 원하는 기능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KT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BM 찾겠다"

AI 비즈니스 영역은 향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KT는 융합형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대비한다. 백 연구소장은 "생활 전반에 걸쳐 AI 관련 비즈니스 모델(BM)이 있는데, KT는 융합을 통해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킬 것이다"며 "AI 콜센터, 자율주행차, 차량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팩토리 등 KT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 기가지니를 적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AI 호텔도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한 BM이다.

KT는 기가지니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KT는 필리핀 세부에 ‘기가지니 호텔’을 시범 설치한 후 아시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백 연구소장은 "KT는 국내에서 진행중인 AI 호텔 사업을 해외 시장에 적용할 예정이다"며 "서비스와 콘텐츠 확보를 위해 현지 업체와 협력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AI 전문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대학원과 산학협력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한다. 백 연구소장은 "연세대학교 대학원과 AI 기술 산학 협력을 체결하고 협력을 진행 중이며, 향후 다양한 국내 대학 및 AI 대학원과의 협력을 확대할 것이다"며 "이와 함께 초등학교부터 대학생,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전 계층의 AI 역량을 강화할 것이며, 취업 연계 교육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