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펼쳐질 5G 시장 경쟁 앞두고 업계 신제품 마련에 분주
삼성전자·퀄컴은 5G 스마트폰 AP 강화해 시장 주도권 유지
화웨이와 애플은 자체 5G 부품 제작으로 자립 시도
미디어텍은 인텔과 손 잡고 5G 다변화 선제 대응

2020년부터 더욱 치열해질 5G 시장 경쟁을 앞두고, 제조사간 사업 부문 정리가 한창이다. 5G AP와 모뎀 등 스마트폰 부품 경쟁이 유독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990·모뎀 5123을, 퀄컴은 스냅드래곤 865(가칭)를 앞세워 5G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한다. 신제품, 높은 시장 주도권을 5G 시대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화웨이는 5G·AP 통합칩 기린 990으로 승부를 건다. 애플은 인텔 5G 모뎀 사업부를 인수해 5G 스마트폰 경쟁 채비를 갖췄다. 5G 부품을 자체 제작해 자립을 시도한다.

다크호스로 꼽히는 대만 미디어텍의 움직임도 돋보인다. 인텔과 손을 잡고 5G 모뎀을 개발해 스마트폰과 함께 ‘PC와 노트북 5G 시대’를 열 각오다. 이 회사는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에 통신 모뎀을 공급한다. 5G 모뎀 수익원을 다변화한 셈이다.

5G 관련 부품들. / 제조사 제공
5G 관련 부품들. / 제조사 제공
삼성전자 엑시노스 980·990, 퀄컴 스냅드래곤 "시장 주도권 유지한다"

삼성전자는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서 테크데이 콘퍼런스를 열고 엑시노스 990·엑시노스 모뎀 5123을 공개했다. 인공지능과 고속 연산, 초고속·저지연 통신 등 5G 스마트폰의 장점을 이끌 제품으로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는 5G 모뎀과 AP를 통합한 엑시노스 980도 출시하며 통합칩 경쟁에도 대비했다.

퀄컴은 매년 초 스마트폰 AP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이끌 최상위 모델을 공개한다. 2020년에는 스냅드래곤 855+를 이을 865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 제품 역시 삼성전자 엑시노스 980처럼 5G 모뎀을 탑재한 통합칩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은 3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 1위(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에 올랐다. 이 기조가 5G 스마트폰 시장으로 이어질 경우 엑시노스 AP는 자연스럽게 5G 시장 경쟁 우위에 설 전망이다.

퀄컴 스냅드래곤도 2018년 상반기 판매된 스마트폰 두대 중 한대(48%,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에 설치된 베스트셀러 AP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스마트폰 필수 부품인 AP에 주력, 5G 시장을 공략한다.

독자 5G 모뎀·AP 꿈꾸는 화웨이와 애플…미디어텍·인텔 파트너십에도 관심

탈 삼성전자·퀄컴 기조도 눈에 띈다. 화웨이는 기린 990 칩 세트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퀄컴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 제품 역시 5G 모뎀과 AP 통합 칩으로, 스마트폰 부피는 줄이고 성능과 전력 소비 효율은 높인다.

5G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애플은 퀄컴과의 합의에 이어 인텔 5G 모뎀 부문을 인수, 단숨에 경쟁 대열에 섰다. 애플은 나아가 5G 모뎀을 직접 개발·생산,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미디어텍과 인텔 파트너십 소개 사진. / 미디어텍 홈페이지 갈무리
미디어텍과 인텔 파트너십 소개 사진. / 미디어텍 홈페이지 갈무리
이 가운데 대만 미디어텍과 인텔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 전해졌다. 양사는 5G 모뎀을 함께 개발해 PC와 노트북, 나아가 스마트홈과 자동차 부문 등으로 5G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업계가 5G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사이 곧 만들어질 새로운 시장을 선제 공략하는 것.

미디어텍과 인텔의 파트너십은 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AP를 개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했다. 인텔과 손을 잡으면 제품군과 거래처를 손쉽게 넓힐 수 있다. 실제로 양사 파트너십 체결로 개발된 5G 솔루션을 델과 HP가 노트북에 적용해 2021년 출시한다고 밝혔다.

5G 모뎀 개발 포기에 이어 사업부를 애플에 매각한 인텔은 미디어텍의 5G 기술을 얻었다. 이 덕분에 인텔의 주력 부문 클라우드와 네크워크 인프라, 사물인터넷의 5G 전환이 가능해졌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부사장은 "5G는 사람과 세상이 소통하는 방식을 바꿀 새로운 차원의 컴퓨팅과 연결성을 만든다"며 "미디어텍과 파트너십을 맺고 엔지니어링, 시스템 통합 및 향상된 연결성을 지원하는 업계 선도 기업과 5G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