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최근 상당한 인기를 끄는데, 최근 하루 방영하는 드라마를 2부에서 3부로 바꿨다. 정부는 2020년 하반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추진하는데, SBS가 대놓고 광고를 늘릴 목적으로 편성을 늘렸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광고가 드라마 흐름을 방해한다며 원성을 높인다.

25일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SBS는 17일부터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3부로 나눠 방송했다. 예고편은 광고를 끝가지 다 봐야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4부로 쪼개 방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드라가 순대냐', ‘이러다 낭만닥터 김사부에도 3부를 넣을 판’ 등 비아냥 섞인 글이 올라온다.

‘스토브리그’ 방송 시작할 때 화면./ SBS 제공
‘스토브리그’ 방송 시작할 때 화면./ SBS 제공
SBS가 한 드라마를 3부로 편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BS는 2019년 지상파 3사 중 처음으로 베가본드 드라마를 3부로 쪼개 편성했다. 당시에도 시청자의 불만이 상당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베가본드'와 상황이 다르다. 스토브리그는 베가본드처럼 수백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 아닌 만큼 광고 수익이 절실하지 않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드라마 시작 당시에는 일반적인 드라마처럼 2부로 편성이 됐지만, 시청률이 높아지자 3부로 편성을 바꿨다. 스토브리그 첫방송 시청률은 5.5%에 불과했지만 18일 기준 시청률은 16.5%에 달했다. SBS 입장에서는 시청률 상승과 함께 광고 제안이 늘어난 만큼 이를 소화할만한 편성 변경이 불가피했을 수 있다.

SBS 한 관계자는 3부 편성 배경에 대해 묻자 "중간광고가 규제로 막혀있는 상황에서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로 봐 달라"고 말했다. 스토브리그 처음 방영 당시부터 3부 편성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잘문에는 답을 피했다.

향후 다른 드라마로 3부 편성을 확장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편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던 지상파 드라마의 인기 상승 덕에 광고가 증가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SBS의 3부 편성 행보는 여론 악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SBS는 2016년 프리미엄 광고(PCM)를 도입했고, MBC와 KBS도 PCM 물결에 합류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2018년 정부가 풀어주기로 했던 중간광고 규제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광고수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이 자구책으로 3부 편성을 하고 있다"며 "SBS는 민영 방송이라 방발기금을 받는 것도 아니다보니 KBS보다 과감하게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