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미국 3,4위 통신사인 티모바일(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을 승인하며 1억명 가입자를 보유한 공룡 통신사가 탄생했다. 미국의 5G(세대)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T모바일은 자사의 저대역 스펙트럼과 스프린트의 중간대역 스펙트럼을 통합하면 전국 5G 네트워크를 더 빨리 출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로고 각 사 제공, 남부연방지방법원 홈페이지 갈무리, IT조선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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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지방법원 빅터 마레로 판사는 뉴욕주를 비롯한 13개주와 워싱턴D.C 법무장관이 제기한 양사 합병반대 소송에서 T모바일·스프린트에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합병반대 진영이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이 가격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를 초래할 반경쟁적 행위라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디시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제4 이동통신사업자가 탄생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 양 사의 합병이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빅터 마레로 판사는 "T모바일은 10년간 많은 소비자 혜택을 주도하는 독행기업(매버릭) 역할을 수행했다"며 "합병법인은 강력해진 힘을 바탕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로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은 마무리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양 사는 미국 법무부(DOJ)와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을 받았지만, 주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합병 반대 진영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이 경쟁을 제한하고 통신비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합병법인이 6년 이내에 99%가 사용 가능한 속도 100Mbps 이상급 5G망을 구축하도록 인가조건을 부가하며 합병을 승인했다. 기존 스프린트가 보유한 800㎒ LTE 주파수 대역 일부를 이동통신 사업권을 허가받은 디시네트워크에 양도하도록 했다.

스프린트는 부스트모바일, 버진모바일 등 알뜰폰 사업을 디시네트워크에 매각해야 한다. T모바일은 디시네트워크에 7년간 네트워크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양사 합병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글로벌 5G 시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의 합병으로 미국 이통 시장은 버라이즌, AT&T, T모바일·스프린트간 대등한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시장점유율은 버라이즌 34%, AT&T 34%, T모바일·스프린트 30%(18%·12%)로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을 나누어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