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후공정 주도권 탈환 나섰다...팬아웃 기술 도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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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3.23 06:00
삼성전자가 반도체 후공정 시장 탈환에 나섰다. 현재 대만 TSMC는 삼성을 제치고 애플 수주를 독점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 기술로 주목받는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이하 팬아웃)'를 2016년 공정에 도입한 결과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목표로 전진하는 삼성전자는 미세공정과 함께 후공정 기술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팬아웃'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 / IT조선 DB
차세대 패키징 핵심 기술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에 공정을 진행해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전공정과 만든 웨이퍼를 패키지하고 테스트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팬인, 팬아웃 기술 비교 / 도서 ‘패키지와 테스트’
팬아웃은 차세대 패키징 핵심 기술로 불리는 반도체 후공정이다. 이 기술은 입출력(I/O) 단자 배선을 칩(Die) 바깥으로 빼 외부 면적까지 활용해 I/O를 배치한 기술이다. 반대 개념으로 칩 면적 안으로 재배선층을 향하게 해 I/O를 배치하는 ‘팬인(Fan-In)’ 방식이 있다.

반도체 성능이 발전하면서 I/O가 증가하지만, 반도체 크기는 갈수록 작아져 칩 내부에 배치하던 I/O 단자를 밖으로 빼내는 ‘팬아웃’ 기술 필요성이 높아졌다.

팬아웃 패키징 기술을 적용하면 반도체와 메인기판 사이 배선 길이가 줄어들어 전기적 성능이 올라가고 열효율이 높아진다.

팬인 웨이퍼 레벨 패키지와 달리 팬아웃은 패키지 공정 전에 먼저 칩을 자르고 이 칩들을 배열해 웨이퍼 형태를 다시 만들기 때문에 불량품까지 패키지 공정을 진행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기존 반도체 패키지 기판도 필요 없어 반도체 두께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애플도 2016년부터 적용한 대만 TSMC의 팬아웃 기술 덕분에 아이폰 두께를 크게 줄였다.

TSMC 잡아라…맹추격하는 삼성

삼성은 TSMC 독주를 계기로 TF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2016~2017년까지 6000억원을 들여 ‘팬아웃 패널 레벨 패키지(FO-PLP)’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2018년 하반기에는 이 기술을 적용해 갤럭시워치를 양산하기도 했다.

TSMC의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는 원형의 글라스 위에 칩을 올린 뒤 재배선 작업을 하지만, 삼성전기의 FO-PLP는 사각형 패널 위로 칩을 올려 패키징하는 차이가 있다.

배광욱 삼성전기 기획팀장 상무는 2018년 10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제15회 IWLPC(International Wafer Level Conference)에 참가해 "FO-PLP는 기존 기술 대비 생산성과 이종 반도체 칩을 패키징하는 데 유리해 모바일용 AP나 센서, SiP(시스템인패키지) 등에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며 "더 많은 신호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가 FO-PLP 양산에 성공하자 지난해 사업 일체를 7850억원에 인수하고 기술을 공정에 도입하기 위한 안정화 작업에 나섰다.

2016년 ‘팬아웃 패키지’ 도입해 애플 파운드리 물량 독점한 TSMC

TSMC는 2016년 팬아웃 기술을 도입하면서 애플 파운드리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

역대 아이폰 시리즈별 AP와 담당 파운드리 업체 /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06년부터 애플의 아이폰용 AP 등을 기반으로 급성장했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2016년 TSMC가 팬아웃 기술로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양분하고 있던 애플의 모바일 AP 위탁생산 물량을 독점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늦어도 2021년에는 팬아웃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AP를 양산해야 하며 이를 위해 올해까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커지는 팬아웃 패키지 시장 규모...선두 TSMC 잡을 수 있을까?

글로벌 리서치기관 Yole 리포트에 따르면 팬아웃패키지 시장은 19년 1조7000억원에서 2024년까지 3조원 규모로 연평균 9.7% 성장할 전망이다.

팬아웃 패키지 시장 시장 전망 / 네패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팬아웃 후공정 기술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대응 가능한 파운드리나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업체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팬아웃 패키지는 공정 난이도가 높아 생산성과 수율을 안정화시키기 어렵다. 양산적용이 쉽지 않은 이유다.

국내 OSAT 중에서 네패스가 유일하게 팬아웃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글로벌에선 대형 OSAT만이 팬아웃 양산을 적용했다.

늘어나는 수주를 따내기 위해 미세공정 경쟁을 벌이던 업체들은 후공정까지 경쟁 범위를 확대한다.
이 가운데 파운드리 분야에서 팬아웃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한 TSMC를 쫓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독주를 깨고 애플의 모바일AP 수주를 다시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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