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2일 새벽 4시 23분 비트코인이 4년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반감기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블록당 채굴 보상은 기존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들었다. 반감기를 거치면 비트코인 가격은 통상 크게 오른다.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호재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번 반감기는 다른 모양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하면서 투자자 기대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오전 8시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날보다 1.41% 떨어진 8617달러(약 1054만원)다. 불과 1만달러를 돌파했던 나흘 전 가격과는 대조된다.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갈무리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갈무리
이번 반감기에 대해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가 크다고 진단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코로나19로 반감기 효과에 대한 예측을 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암호화폐 거래소 리피오의 세바스찬 세라노 대표는 "이번 반감기는 2016년 반감기와는 매우 달랐다"며 "비트코인 반감기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는 와중 실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감기의 진정한 영향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주장도 속속 나온다. 암호화폐 투자 컨설팅 업체 퀀텀 이코노믹스 창업자 마티 그린스펀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반감기는 의미 있는 이슈다"라며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해짐에 따라 향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술금융 자문기관 ‘페어필드 스트래티지’의 케이티 스톡턴 파트너도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지난 몇 주간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현재 같은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라며 "몇 주후 비트코인은 1만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다음 반감기는 2024년이다. 비트코인은 오는 2140년 채굴이 종료될 때까지 30번의 반감기를 남겨놓고 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