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최악 치닫는 와중에 中 반도체 공장 찾은 이재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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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18 14:25 | 수정 2020.05.18 14:26
시점 상 美·中 갈등과는 무관 추측
코로나19 여파 스마트폰 부진, 반도체로 만회 의지
美, 화웨이 제재 따른 반도체 경기 영향 ‘점검’도

미·중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최악의 신냉전 시대를 맞는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중국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이 찾은 시안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이다.

18일 중국 산시성 삼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이번 방중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에서 불고 있는 미국발 미묘한 갈등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최대 ICT업체 화웨이 견제 목적으로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외국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려면 미국 허가를 받는 조항을 추가 했다. 사실상 화웨이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려는 속셈이다. 반도체에는 미국 기술이 상당분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를 주 고객으로 둔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차세대 기술인 5나노미터 반도체칩 생산 공장 건설을 선언했다. 최소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폭발적인 일자리 창출은 힘들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지역 경기 회복에는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성전자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후 자국내 ICT 분야 핵심 부품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미국 생산라인 구축을 선언한 TSMC처럼 삼성전자에도 모종의 압박(미국 공장 신설)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다. 공장 증설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중과 미중 갈등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섣부르다는 의견이다.
이 부회장의 18일 방중은 이미 일정이 잡혀 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회장 출장 일정은 길게는 한달 이상, 짧게는 일주일 전에 확정된다. 출장이 알려진 것은 얼마 안됐지만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잡혔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삼성 실적 관리 목적이 클 것이란 시각이다. 올해 삼성의 양대 매출원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폰 부문에서 코로나19로 실적 차질이 불가피하다. 반도체만은 사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디지털 콘택트’ 분위기로 서버향 반도체 수요가 늘어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19 악재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2030' 비전 선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안 방문이 반도체 시황 점검과 동시에 '반도체 2030'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방중에 미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미국내 생산라인 추가 건설보다는 화웨이 반도체 공급이 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업계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화웨이 공급 물량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놓칠 수 없는 거래처다.

문병기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과거 환경문제를 이유로 자국에 반도체 공장 유치를 원치 않았던 만큼 삼성이 중국에만 공장이 있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타국 기업이 화웨이 제재에 얼마나 동참하는지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삼성 입장에서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 및 회복세를 보이던 반도체 경기 하락 전환 우려가 클 것이란 시각도 문 연구원은 내놨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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