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양자보안 5G폰, SKT·강소기업 4년 협력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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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11 16:41
SKT는 지난 4년간 글로벌 양자보안 1위 기업 IDQ가 보유한 ‘양자 난수 생성’ 원천 기술을 반도체 칩셋으로 상용화하는 일에 매진했다. 5G폰에 세계 최초로 양자보안 기술을 넣기 위해서다.

세계 최초 시도였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없어 칩셋 개발 업체를 찾는 데 애를 먹던 SKT는 ‘비트리'라는 팹리스(Fabless) 업체와 협업했다. 100만번이 넘는 테스트와 오랜 기술 개발 과정을 거쳐 결실을 얻었다.

김희걸 비트리 CTO(왼쪽), 엄상윤 IDQ 지사장 / SKT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비트리 본사에서 '갤럭시A 퀀텀 양자보안(QRNG) 개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서 김희걸 비트리 부사장(CTO)과 엄상윤 IDQ 지사장은 지난 기술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김희걸 비트리 CTO는 "2016년 6월, SKT 퀀텀랩의 제안을 시작으로 SKT와 비트리가 QRNG 칩셋 연구를 시작했다"며 "당시 SKT는 IDQ의 양자난수생성 IP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반도체 칩셋 형태로 개발하길 원했고 비트리는 칩셋 ODM 제조 사업 확대를 원하고 있었던 때문에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비트리와 SK텔레콤의 4년간 동행이 시작됐다.

양자보안 칩셋은 IDQ가 보유한 양자 난수 생성 원천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엄상윤 IDQ 지사장은 "2016년 SKT가 IDQ에 양자난수생성 IP를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SKT는 비트리와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칩셋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혀 2018년 SKT가 IDQ에 투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기술개발, 양자 난수 추출 과정 / SKT
2018년 SK텔레콤과 IDQ가 한 회사가 된 후에는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협업에 박차를 가하던 SK텔레콤과 비트리는 2018년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가로 세로 5.0 x 5.0mm)과 2020년 모바일용 QRNG 칩셋(2.5 x 2.5mm)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QRNG 칩셋은 2016년 USB 형태 시제품에서 현재의 초소형 칩셋으로 진화했다. 칩셋 안에서 LED 광원부가 빛(양자)을 방출하고, 이 빛을 CMOS 이미지센서가 감지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난수를 생성한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비트리와 양자 난수 생성 기술을 가진 IDQ가 함께 개발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칩셋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김희걸 비트리 CTO(왼쪽)와 QRNG 칩셋 완성품(오른쪽) / 김동진 기자
새끼손톱보다 작은 QRNG 칩셋에는 비트리의 설계 기술과 아이에이네트웍스의 패키징 기술이 적용됐다. 고온·저온과 다습, 정전기 등 극한 상황에서도 정상 동작하도록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많은 신뢰성 테스트를 거쳤다.

제3자가 칩셋을 물리적으로 해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칩셋 내부에 ▲구동 클럭(속도) 조절 기능 ▲부품별로 다른 전압을 공급하는 멀티 전원 ▲전원 감지 및 자동 초기화 기능 ▲칩셋 내부 데이터 접근 차단 기능 등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모바일용 QRNG 칩셋을 개발을 위해 1㎜ 혁신과의 싸움

2018년 초 SKT와 비트리는 ‘세계 최초 모바일용 칩셋 상용화'라는 과제를 안았다. SKT와 삼성전자 경영진이 CES에서 QRNG 칩셋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출시 후 국내 5G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 최초 양자보안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 탄생 배경이다.

당시 비트리는 2016년부터 개발한 5.0 x 5.0 x 1.1㎜ (가로 x 세로 x 높이) 크기의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상용화했는데, 훨씬 더 작은 크기의 모바일용 칩셋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비트리는 SK텔레콤(IDQ), 삼성전자 품질팀과 칩셋을 스마트폰 내에 탑재하기 위해 협력을 지속했다. 칩셋 크기를 매번 1㎜ 단위로 줄이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QRNG 칩셋에는 LED 광원, CMOS 이미지센서, 전력 어답터 등 수많은 정밀 부품이 들어가는데, 사이즈를 줄일 때마다 필연적으로 모든 부품 설계를 변경하고 새로 만들어야 했다.

비트리는 설계를 변경할 때마다 반도체 웨이퍼(Wafer)를 생산하는 DB하이텍과 최종 패키징을 담당하는 아이에이네트웍스에 다시 설계도를 전달하고 또 다른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완전한 무작위성을 가진 순수 난수를 생성하기 위한 테스트도 6개월간 약 100만번 진행했다. 순수 난수를 만들기 위해선 LED 광원부에서 방출되는 빛이 CMOS 이미지센서의 각 픽셀(Pixel,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 골고루 잘 도달해야 한다.

LED 광원부의 빛 방출 세기와 CMOS 이미지센서 픽셀 각도를 100만번 조절해 최적의 조건 값을 찾는 이유다. 쉽게 표현하면, 분무기로 A4 종이 위에 물을 뿌릴 때 물방울이 종이 전면 곳곳에 골고루 뿌려지도록 환경을 설정하는 것과 같다.

결국 비트리는 약 2년 만에 기존 칩셋 사이즈를 대폭 줄인 2.5 x 2.5 x 0.8㎜ 크기의 모바일용 QRNG 칩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삼성전자 품질기준을 통과해 2020년 4월 양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5G 시대를 맞아 더 많은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양자보안 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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