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메디톡스, 대웅제약 반사이익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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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2 06:00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에 '메디톡스vs대웅제약 균주 분쟁' 눈길
유리한 입지 올라선 대웅제약…절벽 끝 메디톡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메디톡스의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주’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곧 있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분쟁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픽사베이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7월 6일(현지시각)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균주 분쟁과 관련해 예비 판결을 내린다. ITC는 당초 6월 5일 예비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대웅제약으로부터 추가 서류를 받기로 하면서 일정을 미뤘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국내에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해 메디톡신을 제조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은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ITC는 부당하게 생산된 수입 상품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지 살펴보는 기관이다. 부당한 방법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되면 수입·판매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2019년 1월 메디톡스는 엘러간과 손잡고 대웅제약과 협력사 에볼루스 등을 상대로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을 절취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생산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웅제약은 2006년 경기도 용인시 인근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며 팽팽하게 맞선다.

5년째 총력 다하는 이유는 신뢰·해외 수출길

양사가 ITC 균주 분쟁에 총력을 다하면서 5년여를 끌고온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제약사로서의 신뢰도 하락과 해외시장 진출 불투명성 등 회사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오해야 한다.

만일 ITC가 메디톡스 주장을 받아들이고 대웅제약의 균주도용 혐의를 인정하면 대웅제약은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대웅제약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 품목허가를 어렵게 승인받았다. 이런 점에서 균주도용 혐의가 인정되면 대웅제약은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4조원)의 절반 이상 규모를 차지하는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메디톡스도 이번 소송은 회사 존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가 이번 ITC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국내외로 사업을 전개하기 힘들어진다는 예상이 업계서 지배적이다.

ITC 소송 앞두고 업계 의견 분분

다만 IT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사안이 ITC 예비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의 이번 행정처분으로 메디톡스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며 "확실한 건 이번 행정처분으로 대웅제약이 ITC 판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은 대웅제약이 제출하려는 메디톡신주 품목허가 취소 관련 자료와 ITC 균주 분쟁의 쟁점이 상이한 만큼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제기한 ITC 균주 분쟁은 대웅제약의 균주 출처를 따지기 위해 시작된 소송이다"라며 "불법행위에 대한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사기업 사이의 ITC 소송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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