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손정의 AI 제언 1년, 문재인 정부 ‘한방’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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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06 06:00
‘IT강국 코리아’ ‘AI강국 코리아’로 발전시켜야
AI정부 공공 프로젝트, AI강국 ‘마중물’ 기대
전자정부 수출처럼 AI정부 수출로 이어야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인공지능)"

1년전인 지난해 7월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꺼낸 말이다.

문 대통령이 과거 손 회장의 ‘초고속 인터넷’ 제안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손 회장은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이라며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시대 대비를 제언한 바 있다. 그 결과 우리는 ‘IT강국 코리아’ ‘e코리아’ 수식어를 쓸 수 있었다.

손 회장의 AI 강조 1년 후,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

AI는 우리 곁에 한층 다가왔다. 정부가 변했다. 그 전에는 조류인플레인자(AI·Animal influenza)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혼란스러워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문 대통령은 물론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책 수장이 DNA(데이터·네트워크·AI)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책 발굴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한국판 뉴딜에도 AI는 중심에 있다.

디지털 뉴딜 예산 820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55억원이 AI 관련이다. ‘국가 경쟁력을 높일 선도산업’으로 AI를 당당히 꼽는다.

산업계도 변화를 체감한다. 3차 추경을 통해 AI 기반인 ‘데이터 라벨링’ 사업 예산이 무려 2925억원 책정됐다. 올해 본예산 390억원보다 7배가 넘는다. 본 예산은 이미 지난해 7월 이전에 사실상 확정됐다. 시점으로 보면 손정의 효과로 봐야 한다.

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ICT업계는 전쟁이다. 통신사 KT는 LG와 AI 동맹을 맺었다. SKT는 삼성,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삼성은 AI권위자 세바스찬 승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AI사업에 뛰어드는 중소벤처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손정의 효과’만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트리거(기폭제)는 됐다. 정부가 움직였고 산업계도 서둘렀다.

다만 한가지가 아쉽다. 정부가 AI 붐을 확 터뜨릴 '한방'이 없다. 지나치게 서포트 역할만 충실하다.

정부가 늘 앞에서 이끌던 시절은 지났지만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장도 창출해 민간이 따라가지 않으면 못 배기게 만드는 역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김대중 대통령이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드라이브를 걸던 그런 방식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돼 하루빨리 ‘AI정부’로 탈바꿈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3회 연속 UN 전자정부 평가 1위 달성 국가다. 정보화·디지털화로 세계 최고로 우뚝 섰다. 국가는 물론 함께 일궈낸 산업계의 자랑이다. 해외에서 한국 모델 벤치마킹에 나섰고, 기업은 그 경험을 수출하기 바빴다.

과거 경험을 살려야 한다. AI코리아가 되기 위한 대규모 변신 프로젝트를 펼쳐야 한다.

AI는 데이터가 핵심이다. 정부는 고급 데이터를 대거 보유한다. 이 데이터 기반의 AI로 예측 가능한 정책, 국민이 바라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요소 요소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이를 마중물로 산업계가 살고 일자리가 창출된다. 공무원은 물론 국민이 편익을 누린다. 바로 AI정부다.

AI 공공 프로젝트는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AI 전문가들은 "AI는 모든 분야가 맞물려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의료분야 경우 병원만 AI화해서는 안된다. 정부, 약국, 요양소, 소비 주체인 국민 모두가 AI환경에 맞게 탈바꿈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우리가 민원24와 같은 전자정부시스템을 편리하게 사용했던 것 처럼 말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축사에서 "AI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 분야로 ‘모두를 위한 모두의 AI’라는 이번 대회의 주제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모두’에 정부가 빠질 수는 없다. 아니, 정부가 선봉에 서야 한다. 한국이 다시한번 글로벌 AI강국 위상을 높일 기회다.

지금 우리는 미국·중국에게 AI 주도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AI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전자정부를 필두로 만든 글로벌 IT코리아 강국 경험은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준배 모바일&모빌리티팀장 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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