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앞둔 OTT 퀴비 ‘C’ 성적 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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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4 06:00
2020년 OTT 업계의 최대 기대주로 꼽힌 퀴비(Quibi)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020년 4월 6일(이하 현지시각) 서비스 시작 후 무료 평가 기간 3개월이 7월 퀴비 앱 다운로드수와 유료 전환 사용자수는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앱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는 최근 퀴비 서비스 시작 후 가입한 무료 사용자 91만명 가운데 불과 8%인 7만2000여명만이 3일 안에 유료 사용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퀴비의 애플 앱스토어 순위는 서비스 시작 후 3위에서 6월 중순 28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퀴비 측은 앱 다운로드 수가 누적 560만회에 달한다며 반박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서비스 시작 후 가입자 가운데 10%만 유료로 전환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 중 몇 명이 유료 사용자로 전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OTT 업계는 퀴비가 소비자 요구와 OTT 시장 흐름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고 분석했다. 우선 자체 제작 콘텐츠 개수가 적고 인지도도 낮다. 퀴비는 서비스 시작 직후 자체 제작 콘텐츠 50편쯤을 공개했고, 2020년 말까지 그 수를 125편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반면, 경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 시작 후 자체 제작 영화·드라마 35편, 영상 400편 이상을 공개했다.

퀴비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20%쯤 많은 제작비를 투자했다. 퀴비의 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 비용은 분당 10만달러(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헐리우드 유명 배우, 감독이 속속 퀴비 진영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들의 콘텐츠는 1주일에 한두개만 공개됐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퀴비 앱 / 퀴비
사용료가 비싼 점도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퀴비 월 구독료는 광고 포함 4.99달러(5990원), 광고 없이 7.99달러(9590원)다. 월 6.99달러(8390원)인 디즈니플러스보다 비싸고 월 9.99달러(1만2000원)인 넷플릭스보다 조금 싸다.

퀴비는 가격 할인 정책도 없다. 애플 제품을 사면 1년간 무료로 볼 수 있는 애플TV 플러스, AT&T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 시 무료 제공되는 HBO맥스와 다르다. 무료 체험 기간은 90일에서 최근 15일로 줄었다.

퀴비가 자랑한 스마트폰 특화 사용자 환경은 독이 됐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둘때 넓은 화면을, 세로로 세울때 1인칭 화면을 각각 보여주는 ‘턴스타일(Turnstyle)’은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TV나 PC 모니터 등 큰 화면으로 볼 수 없는 점, 다중 작업(퀴비 앱 실행 중 메신저, 웹 브라우저 등 다른 앱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도 비판 받았다. 퀴비는 모바일 특화 정책을 변경, 아마존 파이어TV·로쿠TV 등과 제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는 콘텐츠 화면을 캡처, 공유할 수 없게 한 퀴비의 정책도 비판했다. 퀴비는 캡처·공유 기능을 개발한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퀴비 자체 도구로 제공할 예정이어서 다른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퀴비는 연말까지 유료 사용자를 200만명쯤 확보할 전망이다. 퀴비가 세운 첫해 가입자 목표 45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퀴비가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펩시, 월마트, 타코벨 등 퀴비의 주요 광고주가 서비스 시청률이 낮다며 광고비 재협상을 요청했다"고 분석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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