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감소폭 억제 ‘선방' 평가
내수 신장 및 친환경차 수출 호재 두드러져

우리나라가 5년 만에 글로벌 자동차 생산 순위 ‘톱5’에 재진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162만7534대다.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중국산 부품 재고부족에 시달리며 2월 이후 공장들이 수 차례나 멈춰섰다. 여기에 각 제조사가 해외 판매위축으로 3~6월 생산물량을 하향조정했다.

자동차 국내 생산대수가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국가별 자동차 생산 순위는 세 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 ‘톱5’에 든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5년 455만5957대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세계 5위였던 우리나라는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 2018년엔 멕시코에 추월당하며 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생산대수가 전년 대비 최대 절반 이상 떨어지는 등 크게 감소했다. 각국 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자동차 주요 생산국 중 미국(-41.9%), 중국(-24.1%), 일본(-24.0%), 독일(-47.7%), 인도(-53.1%), 멕시코(-42.8%) 등 상위국들이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1.5% 감소에 그쳤다.

올 상반기 국산차 중 79만3713대가 내수 시장에서 소화됐고, 82만6710대가 수출됐다. 국산차 내수판매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5.8% 늘었지만, 수출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3.4%나 줄었다. 올 상반기 국산차와 수입차를 더한 내수 전체 판매대수는 93만464대로 지난해보다 7.2% 신장했다.

친환경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올 1~6월 내수에서 전기차 2만2720대(+27.4%), 수소차 2612대(+69.0%), 하이브리드 6만4739대(+32.7%), 플러그인하이브리드 2899대(+20.7%) 등 전 차종별 두자릿수 성장세를 거뒀다.

같은 기간 수출은 전기차 5만5536대(+81.9%), 수소차 681대(+67.7%), 하이브리드 5만6278대(-18.5%), 플러그인하이브리드 1만5131대(+26.2%) 등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수출이 줄었지만 전기차 수출이 크게 늘며 친환경차 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정부에서도 친환경차 드라이브를 본격 선언했다.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부는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누적) 보급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3856억원 규모의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그린뉴딜 추진을 통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주력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 부품은 81억달러(한화 약 9조7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주요 완성차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한 것이 뼈아팠다. 북미(-10.9%), EU(-51.6%), 중동(-24.1%), 중남미(-329.3%), 아시아(-37.4%) 등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한편, 2020년 6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29만7019대, 내수 판매는 20만5709대, 수출은 3만686대로 집계됐다. 국내 생산은 10.8%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내수는 개소세 인하 일몰효과 등으로 지난해보다 41.9% 급증했다. 수출은 37.4% 뒷걸음질쳤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