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한층 발전된 성능을 앞세운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내놨다. 전작의 흥행요소였던 대화면과 S펜에 향상된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로 매력을 더했다. 툭 튀어나온 카메라 렌즈와 지문 인식 지연 현상 등은 아쉽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전면과 후면. 색상은 미스틱 브론즈다. / 김평화 기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전면과 후면. 색상은 미스틱 브론즈다. / 김평화 기자
"게임 할 맛 나네" 120㎐가 주는 고퀄리티 콘텐츠 구현

‘울트라'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능이다. 높은 주사율(1초 동안 디스플레이가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횟수)에 힘입어 화려하고 유려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게임 유저라면 혹할만한 기능이다.

노트 시리즈답게 큼직한 화면이 매력적이다. 일반 모델은 6.7인치 플랫 디스플레이, 울트라는 6.9인치의 엣지 디스플레이다. 전면은 전작보다 작아진 펀치홀로 화면 구현도를 키웠다. 제품을 쥐어보니 넓은 화면 구성에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원표 상 숫자를 확인해보니 ‘혁신'급 변화까진 아니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6.8인치 디스플레이로 크기는 162.3 x 77.2 x 7.9㎜다(세로, 가로, 너비). 무게는 196g이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크기 164.8 x 77.2 x 8.1㎜에 무게는 208g이다. 디스플레이가 전작보다 0.1인치 넓어졌고, 세로 폭은 2.5㎜ 정도 커졌다. 늘어난 화면 크기만큼 무게도 12g 늘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120㎐ 주사율을 지원해 고성능 게임에서 부드럽고 선명한 그래픽을 제공한다. / 김평화 기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120㎐ 주사율을 지원해 고성능 게임에서 부드럽고 선명한 그래픽을 제공한다. / 김평화 기자
디스플레이 성능은 주목할 만하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주사율이 120헤르츠(㎐)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이나 갤럭시노트10 플러스(60㎐)보다 두 배다. 이론상 화면을 두 배 더 많이 나타낼 수 있어 부드럽고 선명한 콘텐츠 표현이 가능하다.

고성능 게임에 특화된 성능이다. 여러 게임 앱을 실행해보니 동적인 그래픽에서 화려함이 느껴졌다. 화면이 부드럽게 전환되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지원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소소한 구성 차이도 눈에 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전작에서 스마트폰 왼쪽과 오른쪽 측면에 나눠 배치됐던 버튼을 오른쪽에만 구현했다. 과거 오른쪽 하단에 위치했던 S펜 위치도 이번엔 왼쪽으로 옮겼다. 스마트폰 하단에는 왼쪽부터 S펜 수납부와 스피커, C타입 단자, 마이크가 나란히 있다. 해당 구성 역시 전작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와는 정반대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 구성품.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이 들어 있다. / 김평화 기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 구성품.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이 들어 있다. / 김평화 기자
50배 줌에도 깨지지 않는 사진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3개(트리플) 후면 렌즈를 탑재해 카메라 성능을 높였다. 최근 유행인 ‘인덕션 모양’으로 스마트폰 후면보다 렌즈가 튀어나와 있다. 기존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있다’의 줄임말)’ 스마트폰의 렌즈가 1㎜ 정도 돌출됐다면,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2㎜ 넘게 나와 있다.

다소 아쉬운 외형이다.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어 케이스를 씌우지 않으면 흠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스마트폰을 눕혔을 때 렌즈로 인해 여분의 공간이 생겼다. 케이스가 없으면 ‘덜그덕' 거리는 구조다. S펜을 사용했을 때도 불편함이 더해졌다.

성능은 만족스럽다. 후면 카메라는 광각 1억800만화소, 망원 및 초광각 1200만화소 등을 지원한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초광각 1600만화소, 듀얼 픽셀 및 망원 1200만화소)와 차이가 상당하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5배 광학 줌과 최대 50배 스페이스 줌을 지원한다. 최대 100배 줌의 갤럭시S20 울트라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촬영 결과물에서 만족도는 충분했다.

실제 야외에서 사용해보니 여러 줌에서 촬영해도 선명함이 유지됐다.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에서 발견됐던 초점 포커싱 문제를 해결한 덕분이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레이저 자동 초점 센서를 지원해 어느 상황에서도 바로 초점을 맞췄다. 멀리 있는 글자를 확인하는 데에도 편리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로 찍은 강남역 일대 교통 표지판. 일반 모드(위 왼쪽)와 10배 줌(위 오른쪽), 20배 줌(아래 왼쪽)과 50배 줌(아래 오른쪽) 별로 차이가 느껴진다. / 김평화 기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로 찍은 강남역 일대 교통 표지판. 일반 모드(위 왼쪽)와 10배 줌(위 오른쪽), 20배 줌(아래 왼쪽)과 50배 줌(아래 오른쪽) 별로 차이가 느껴진다. / 김평화 기자
성능 높인 S펜, 손 없이도 간편한 작동 높여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도 전작보다 성능을 높였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S펜 반응 속도는 9ms(1ms는 1000분의 1초)다.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서 선보인 S펜(42ms) 대비 반응 속도가 80% 빨라졌다.

실제 사용해보니 버벅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손가락을 쓰지 않더라도 간편하게 스마트폰을 제어하고 내용을 기록하기에 편했다. 전작보다 개선된 에어액션 기능으로 뒤로 가기나 최근 앱으로 이동, 화면 캡처, 캡처 후 필기도 간편했다. S펜을 꺼내고 넣을 때는 스마트폰에서 얕은 진동이 느껴졌다.

오디오 북마크도 전작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노트 앱에서 클립 모양 표시를 눌러 음성녹음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S펜으로 메모하면서 음성도 녹음하기에 나중에 메모 내용을 확인하면서 해당 부분에서 녹음된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강의를 듣거나 회의 시 노트북 없이도 간편하게 내용을 기록하기에 좋은 기능이었다. 물론 메모 대신 음성 녹음만 담을 수도 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잠금 모드(어두운 화면)에서도 S펜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잠금 모드에서 S펜으로 기록한 모습. / 김평화 기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잠금 모드(어두운 화면)에서도 S펜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잠금 모드에서 S펜으로 기록한 모습. / 김평화 기자
배터리 충전·지문인식 속도는 개선 과제

전작과 달리 배터리 충전 속도에는 아쉬움이 든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4500mAh 배터리 용량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10 플러스(4300mAh)보다 소폭 늘었다.

반면 충전 속도는 줄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25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그보다 높은 45W급 충전을 지원한다. 명확한 다운그레이드다.

지문인식 기능도 아쉽다. 과거 기종보다는 지문인식 반응 속도가 빨라졌지만,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비교하면 여전히 더디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폰의 경우 손가락을 잠깐 붙였다가 떼더라도 바로 인식해 잠금이 해제된다. 반면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같은 경우 ‘조금 더 길게 눌러주세요’라는 알림이 뜬다. 충분하게 접촉해야 잠금이 해제되는 구조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256㎇에 램(RAM)은 12㎇를 탑재했다. 외장 메모리는 최대 1TB를 지원한다. 색상은 미스틱 브론즈와 미스틱 블랙, 미스틱 화이트 3가지다. 이동통신사별로 고유 색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미스틱 블루, KT는 미스틱 레드, LG유플러스는 미스틱 핑크다. 가격은 출고가 기준 145만2000원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