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1일 한국커피협회 임원진과 함께 부산 ‘영도커피페스티벌 2019’ 행사장을 방문했다. 부산 영도구에서 주최하고 한국커피협회에서 주관했다. 행사에 참여한 여러 업체의 부스를 순회하며 다양한 커피를 맛보았다. 그 중 기분까지 좋아지는 향긋한 꽃향 가득한 커피가 있었다. 커피 속에 허브를 넣어 커피를 추출하는 동안에도 허브향이 은은히 퍼졌다. 커피를 음미할 때 한번 더 향긋한 꽃향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매력적인 커피로 기억이 남는다.
매년 열리는 커피대회의 최근 트렌드는 커피 고유의 맛에 다른 재료를 첨가하여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잘 익은 오렌지를 첨가하여 상큼한 오렌지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등 커피에 과일을 혼합하여 독특한 과일맛을 내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런데 커피에 차를 섞거나 허브를 넣어 꽃향 가득한 커피 음료를 만들어 낸 것이 참신했다. 예전에 카페에서 시그너쳐 커피를 만들어 보려고 아메리카노에 블랙베리의 홍차를 넣어본 적이 있다. 부드러운 목넘김이 이루어지고 후미에는 향긋한 베리의 향과 맛이 감돌아 아주 맛있었다.
부산 행사에 참여한 그 업체는 차와 커피의 혼합을 시험해 보다가 허브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허브와의 궁합(매치)을 잘 찾아내어 고객 취향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한다. 허브는 꽃마다 특유의 향과 맛이 있으므로 커피와의 혼합을 통해 개성이 뚜렷한 독특한 맛의 커피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 향미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덴마크 아이나윌럼센(Einar Willumsen)은 세계 식음료시장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세계적인 향료회사다. 이 회사는 ‘2019년과 2020년 사이 향료 트렌드(Flavour trends 2019 and in to 2020)’에서 차가운 커피 중 콜드브루커피(일명 더치커피)와 질소커피가 크게 유행하고 콜드브루커피와 차에 향을 더하여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술이나 음료 등에 꽃이나 허브와 같은 식물성 향료를 첨가하는 경향이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콜드브루커피에 유자, 용과(Dragonfruit), 라임(Kefir Lime)과 같은 이국적 과일향과 함께 시실리안 라임과 북극 라스베리 같은 출처가 분명한 향미를 낼 수 있다. 전통적이고 대중적인 카라멜향 커피나 헤즐넛 라떼향 커피에서 캄부차(Kombucha)와 같은 ‘건강에 좋은’ 차를 넣은 커피로 소비자를 이끌 수 있다고 했다.
레몬버베나는 소화촉진의 효과가 있고 비타민C가 풍부하여 빈혈이나 감기 예방에 좋다. 애플민트는 통증완화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살균소독 및 입냄새 제거에 좋다. 라벤더는 두통이나 신경안정에 좋으며 폴리페놀 성분의 다량 함유로 노화 및 산화 방지 효과도 있다. 로즈마리는 노화예방, 소화촉진, 혈액순환, 신경 안정 효능이 있다. 캐모마일은 심신안정,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페퍼민트는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루이보스도 항산화 및 항염증 성분이 있어 피부관리, 혈관질환에 좋으며 천식 및 두통, 불면증에 뛰어나 심신안정,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
다양한 효능을 가진 허브를 커피와 결합하면 커피에 미흡한 영양적인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허브 고유의 향은 커피 향과 결합해 새로운 향과 맛을 창출한다. 이와 같이 커피와 차나 허브와의 만남을 통해 향과 건강을 모두 잡는 일석이조의 새로운 웰빙음료 탄생이 기대된다.
2018년 이후 커피에 특정 성분을 첨가해 웰빙음료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기능성 음료로 케토커피(Keto Coffee)가 있다.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이다. 다이어트 커피라고 인식되어 일명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케토 커피는 우리 몸에 필요한 신진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영양소를 담았다. 케토 커피에는 코코넛과 MCTs(Medium Chain Triglycerides)의 오일 파우더가 들어 있다. 모두 몸에 필요한 지방산을 위한 것이다. 또한 목초지에서 자란 건강한 소의 버터(butter) 파우더도 들어있는데 이는 대장의 소화 촉진을 돕는 지방산인 부티레이트(butyrate)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일반 소금보다 덜 짠 핑크소금도 있는데 80 가지 이상의 미네랄과 효소가 풍부하다. 이 미네랄과 효소는 전해질 균형을 유지시켜주고 신진 대사를 돕고 촉진시키며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칼로리를 빠르게 태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방을 케톤에너지로 신속하게 대사할 수 있게 해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케토 커피는 이른바 ‘올인원’(All-in-one) 커피이다. 쉽게 타서 먹을 수 있고 건강을 위한 영양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다는 뜻이다. 체중 감량, 식욕 감소, 해독 및 정화 등의 이점을 제공하는 건강한 기능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수입판매한다. 미국에서는 케토 커피를 쉽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책까지 팔린다.
커피에 비타민을 첨가하거나 콜라겐이나 프로틴이 첨가된 커피 프리머 등은 곧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커피도 단순한 기호음료에서 건강을 생각하며 마시는 웰빙음료, 기능성 음료로 탈바꿈하고 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리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에서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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