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국가가 갖고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희생을 최소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 설정이 필수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전투 목표라면 국가는 코로나와의 전쟁을 이기기 위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확진자를 줄이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최소화하는 전투를 이기는 것 만이 국가의 목표일 수는 없다. 질병관리청으로서는 그렇더라도 국가는 더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질본청 만 해도 그렇다.
매일 피곤한 모습으로 열심히 브리핑에 매달리다가 독감백신 보급에서 사고를 내고 말았다. 독감 백신을 오염시켜 놓고 이제 믿으라니 믿음이 안 간다. 질본청장 조차도 매일 브리핑에만 매달릴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물며 장관, 총리, 대통령은 말해 무엇 하랴.
기업도 상황에 따라 경영 목표를 달리 한다. 한가지 목표가 아니라 성장, 이익, 시장점유율, 주가 등 다양한 목표를 설정한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속성장이 최종 승리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경우가 허다 하다. 재무관리를 잘 못해서, 법률적인 문제로, 잘못된 언론의 공격으로 등등 기업 이윤 달성과 상관없이 지속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코로나 감염을 잘 막아 놓고 국가의 지속성장을 해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일상생활을 정지시키는 것 만이 감염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대안인지에 대해서도 검토되어야 한다. 형평성과 합리성에서도 수긍이 가야 한다. 추석에 고향 방문 못하게 하니 관광지만 북적였다고 한다. 고향 방문으로 몇 가정이 감염된 걸 침소봉대할 일이 아니다. 지하철, 버스, 쇼핑몰 등 그야말로 초밀집 현장은 놔두고 학교, 학원, 음식점, 집회현장 등을 봉쇄하는 것도 그렇다.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 사망뿐 아니라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포함한 다른 질병의 증가도 살펴야 한다. 코로나로 과도하게 일상생활을 중단시킴으로써 자살, 사고 , 다른 질병 등 간접적인 사망이 늘어날 수도 있다. 집콕하다가 골(骨)이 ‘골(관棺의 옛말)’로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장기적으로 건강을 잃는 사람이 늘 수 있다는 뜻이다.
죽음은 면했다 해도 죽을 지경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늘어나는 지도 알 수 없다. 이런 정책을 지속하는 사이에 천만 명 이상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명동에 나가 보라. 그 복잡하던 거리는 정적이고 매장의 절반이상이 철수한 상태이다. 현 상황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오사카 하류인생’이라는 다큐에서 보듯이 고통받는 계층이 늘어나면 큰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다.
또 일상을 세워 놓고 국가의 재정으로 사태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제한적으로라도 국가라는 엔진을 돌려 발전을 해야 한다. 우한사태로 큰 고통을 겪은 중국이 중추절에 이동 제한을 풀어 6억명 이상이 이동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외의 국가의 가치 훼손에 대해서도 심사숙고 해야 한다.
초등학교 신입생들은 금년에 아직 학교에도 못 가고 있다. 온라인수업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거의 교육 포기 수준이다.
교육 당국이나 각 가정이 온라인 교육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학교 공간을 차단하는 건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오히려 학교를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세대의 학력저하 역시 국가의 미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광화문에 차벽을 쌓아 헌법의 가치를 제약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대처가 옳은 지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한다.
철저한 방역을 시행하더라도 일상을 중단하는 조치는 재고되어야 한다. 코로나 감염과의 전투에서 이기고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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