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하는 시대다. 시중 은행은 보유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심사하고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세워 자산을 불리거나 투자하도록 돕는다. 금융투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AI 알고리즘 및 로보어드바이저로 분석한 고객 자산에 대해 시세·시황·업종·환율 정보 등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금융자산관리 분야가 전통적 금융의 규제를 넘어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스비씨엔(SBCN)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투자 시장에서 유독 높은 관심을 받는 스타트업이다.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으로 자산관리 플랫폼 투자의달인을 올해 5월 선보였다. 높은 기술력을 최근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로 가장 대표적인 빅데이터·AI 활용 재테크 프로그램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면 로봇이 최적의 정보를 알려줄 뿐 아니라 금융상품의 알고리즘을 선정해 사람을 대신해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또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사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 외에 개인투자자에게도 고급정보를 제공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충동투자가 아닌 안전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환경과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이승엽 에스비씨엔(SBCN) 대표 / 에스비씨엔(SBCN)
이승엽 에스비씨엔(SBCN) 대표 / 에스비씨엔(SBCN)
"투자자에 맞는 투자 콘텐츠와 방법 제시"

에스비씨엔(SBCN)이 선보인 투자의달인은 2019년 기준 20만명 이상의 국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7월 고등학교 선후배인 이승엽 대표와 손상현 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이승엽 에스비씨엔(SBCN) 대표는 "대학 새내기던 90년대 말부터 투자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를 해봤다"며 "여러 투자 서적과 논문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프로그래밍해 검증하고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분야에 맞는 투자 콘텐츠와 방법을 제시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스비씨엔(SBCN)은 2019년 정보화진흥원(NIA)에서 선정하는 100대 혁신기업 중 빅데이터 혁신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기술력을 뽐냈다. 당시 각종 대회에서 금융 빅데이터 및 금융AI 기술로 입상하면서 잇따라 투자를 유치했다.

에스비씨엔(SBCN)의 기술력은 신한금융투자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M-Folio)'에서 빛을 바랬다. 에스비씨엔(SBCN)이 제공하는 알고리즘 수익률이 최근 6개월 동안 90%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는 신한 엠폴리오 전체 알고리즘 중 1, 2위 수익률이다. 신한엠폴리오는 로봇 자산관리 R플랜(R-Plan)과 전문가 자산관리 S플랜(S-Plan)으로 나눠 고객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신한금융투자의 서비스다.

9월에는 서울핀테크랩과 SFA(Singapore Fintech Association)가 진행하는 '10X 익스텐션 인 싱가포르(Extension in Singapore)'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SFA 엑셀러레이팅을 받고 있다. 10X 익스텐션 인 싱가포르는 서울핀테크랩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의 하나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진출 계획이 있는 예비유니콘 핀테크 기업을 선별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투자유치, 글로벌서비스런칭, 전략적 기업연결 등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팅 과정이다.

이승엽 에스비씨엔(SBCN) 대표는 "에스비씨엔에서 론칭을 준비 중인 '투자의달인' 서비스가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충분히 마이데이터 핀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질의 투자 콘텐츠 제공이 목표"

에스비씨엔(SBCN)은 SFA를 기회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시장은 결국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국내 굴지의 금융 파트너사와 함께 국내 서비스 모델을 인도네시아 현지에 적용하도록 추진 중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잠시 중단됐으나 최근 적극적으로 서비스 기획 및 개발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는 서울핀테크랩이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디지털 화폐 시장이 확대하고 가상 자산도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피어테크와 가상자산서비스 협력을 위해 MOU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CDBC를 진행하고 한은에서도 사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디지털화폐 시장의 증가와 함께 가상자산도 눈여겨보고 있다"며 "현재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투자 콘텐츠 이외에 디지털화폐 시장이 오픈됐을 때 이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에스비씨엔(SBCN)은 맞춤형 투자 콘텐츠 서비스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바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결국 고객의 데이터를 얼마나 잘 분석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 대표는 "현재 규제와 관련 금융 당국이 많이 열려 있는 상태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진행을 하려고 할 때 규제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샌드박스를 더 오픈해 많은 기업이 샌드박스 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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