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스마트시티 전략에 사람과 문화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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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입력 2020.11.02 06:00


스마트시티 추진전략보고대회에서 대통령이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 국가를 천명했다. 한국판 뉴딜에서 밝힌 대로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송도를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로 꼽아 방문 장소도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센터를 택했다.
동원된 키워드를 나열해 보면 이렇다. 경제성장 동력, 15만개 일자리, 108개 지자체 데이터통합플랫폼 구축, 도로·철도 등 인프라 디지털화, 스마트물류시범도시, 100개 스마트 물류센터, 레벨4 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이다.

스마트시티를 여전히 총망라된 기술로 도시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성장의 낙수효과를 보겠다는 것이 근간이다. 스마트시티를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시티사업을 주관해 본 경험으로 보면 추진전략이 기업의 시각에 머물러 있다.

혁신도시의 문제로 지적되듯이 도시의 외형적인 틀을 만들면서 정작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다.

스마트도시 또한 도시의 인프라와 도시의 관제가 스마트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 스마트해져야 한다. 기존의 도시에 비해 삶이 어떻게 바뀐다는 것인지 읽히지 않는다. 스마트시티로 도시문제를 해결한다는데 도시의 문제를 무엇이라고 파악하고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스마트도시는 기술이 아니라 그 도시 안에서의 여러 제도, 문화, 공간에 의해 이루어진다. 여러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하고 있듯이 출산 장려금을 나누어 줄 것이 아니라 육아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네델란드에는 아빠와 아기 만을 위한 엄청나게 큰 실내놀이공간이 있다. 아빠가 2년 정도 육아 휴직을 한 후에 어떤 직장이든 또 갈 수 있기 때문에 복귀에 대한 걱정없이 육아에 전념한다.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스마트스쿨이 도시에 만들어져야 한다. 스마트스쿨은 단순히 디지털기기를 갖춘 걸 의미하지 않는다. 교육의 철학과 제도, 과정 모두가 스마트한 교육환경을 의미한다. 학교에 디지털기기 보급하고 와이파이 설치하는 예산 투입에 그칠 일이 아니다.

의료 환경이 어떻게 바뀐다는 것 인가. 의료 분야에 가해지고 있는 여러 규제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답을 내놔야 한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스마트도시 내의 에너지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쓰레기, 미세먼지, 온실가스 배출은 어떻게 줄일 것인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 대책 없이 차량의 증가를 허용해 놓고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기술을 말할 것이 아니다. 주차장이 확보 안 된 경우에 차량의 소유를 제한 하든지 대중교통으로 도시 교통량을 줄여야 한다. 그 도시의 먹거리 해결 방안은 어떤가. 수직도시농업 등을 통해 땅을 헤집는 농업, 원거리 수송을 유발하는 농업은 바뀌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새로운 도시의 모습은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다. 어느새 아파트가 우리 생활의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공동체가 완전히 망가졌다. 새로운 형태의 주거 공간 모델을 만들어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 도시문제도 공동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번화한 도시가 아니라 차량 대신에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도시를 원한다. 자율주행도 좋지만 뉴욕도, 런던도, 브라질도 사람들을 위해 도로를 폐쇄시키고 있다.

도시의 많은 문제의 해결은 기술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기술을 앞세워 세계의 앞서가고자 하는 도시들이 내걸고 있는 철학에 반하는 도시를 꿈꾸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스마트도시는 기술로 덮여있는 도시가 아니라 문화가 넘쳐나는 도시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보다 기술이 앞선 나라들이 많다. 스마트시티를 수출하겠다고 나설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도시 하나라도 만드는 걸 보고 싶다. 지역균형발전을 하겠다고 만들어 놓은 많은 혁신 도시들이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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