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세계관의 본고장 중국에서 15년째 인기를 끄는 한국(K)무협 게임이 있다. 전극진·양재현 작가가 26년째 연재 중인 무협만화 ‘열혈강호’를 토대로 만든 PC게임, 엠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이다.
회사는 중국 주요 행사와 어울리는 현지화 이벤트,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비결로 꼽는다. 이어 이 게임의 모바일판 ‘진열혈강호’를 동남아시아에 선보인다.
中 서비스 15년차 엠게임 열혈강호, 무협게임 인기 순위 상위권
현지화 앞세워 역대 최고 매출 경신, 11월 성적도 기대
열혈강호 온라인은 원작 만화처럼 무협 세계관을 너무 무겁지 않게, 가벼운 분위기와 귀여운 그래픽으로 풀어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2005년 출시 이후 중국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서 오래도록 게임 순위 10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흥행했다.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 2월·9월·10월에 연달아 2005년 출시 이후 역대 최고 매출을 갱신했다.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고, 9월 매출과 비교해도 41% 높다.
현지 매출과는 차이가 조금 있으나, 2019년 기준으로 중국 열혈강호 로열티는 엠게임 전체 매출의 21%쯤(79억원)을 차지한다. 2020년에는 역대 최고 실적을 연달아 경신한 덕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엠게임 한 관계자는 "게임이 워낙 오래된 탓에 인기 순위는 다소 떨어졌으나, 서비스 15년 차에 역대 최고 실적을 연거푸 갈아치우는 것은 게임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중추절, 국경절, 광군제 등 중국 주요 행사에 맞는 이벤트로 매출 견인
이벤트 개최 전 공성전·미고 등 꾸준한 콘텐츠로 게임 분위기 띄워
엠게임 한 관계자는 "약 2년쯤 전부터 이용자와 운영자가 소통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행사 내용을 구성하는 등 운영 요소를 강화했는데, 이것이 통하는 것 같다"며 "현지 기념일을 맞아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액세서리 아이템을 판매하고, 이후 강화 행사를 진행하자 매출이 큰 폭으로 연달아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11월 매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11월에는 중국 최대 소비 행사로 꼽히는 광군제(독신을 기념하는 비공식 기념일, 11월 11일)를 맞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중국 열혈강호는 11월에 항상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엠게임 관계자는 단지 이벤트만으로는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에 공성전, 2020년 6월에 새 캐릭터 ‘미고’ 등 이용자에게 즐길거리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먼저 게임의 분위기 자체를 띄웠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18년부터 열혈강호 온라인의 전체 매출이 꾸준히 느는 경향이 있으므로 게임의 열기가 내년에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좋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1년 행사를 미리 벌써 다 계획했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열혈강호 인기 이어갈 신작 ‘진열혈강호’, 판호에 가로막힌 상태
모바일 사업권 보유한 룽투와 협의 이후 2021년 태국에 첫 선보여
중국 현지 출시는 중국 당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를 안 내주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어려워졌고, 열혈강호 IP기반 모바일사업권을 보유한 룽투코리아(자회사 타이곤모바일)와 협의 과정이 길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7월 엠게임과 타이곤모바일의 합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열혈강호 IP 기반 모바일게임 사업을 협력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IP 계약은 2017년 이미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엠게임은 9월 동남아시아 게임업체 아시아소프트와 진열혈강호 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이 게임을 현지에 선보일 예정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