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5년 내 치매 '조기진단-분석-치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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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04 06:00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겸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 인터뷰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혁신 치료제 개발 진행
신박한 후보물질·연구진·다양한 파이프라인 3박자에 투자금 와르르
"조기진단-분석-치료로 퇴행성 뇌질환 통합 관리하는 세상 만든다"

고령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를 대변하듯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15년 3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 1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만큼 관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는 제약사가 많다. 다만 성과는 좋지 않다. 10년 이상을 해당 분야에 투자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그런 가운데 국내 바이오벤처 디앤디파마텍이 퇴행성 뇌질환 분야의 글로벌 권위자들과 손잡고 관련 신약 개발에 나섰다. 창업 10년도 안돼 무려 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다.

IT조선은 미국서 최근 내한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겸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를 만나
글로벌 제약산업이 이들로부터 어떤 가능성을 찾았는지를 직접 들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은 퇴행성 뇌질환 중심의 혁신 신약과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현재 국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파킨슨, 알츠하이머, 만성 췌장염, 전신경화증, 간섬유화증 치료제와 관련 조기진단키트, 뇌·암 진단 이미징 바이오마커 등이 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디앤디파마텍의 미국 자회사(존스홉킨스 의대와의 공동연구에서 파생·설립)가 개발을 추진한다.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부교수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던 이 대표가 창업을 하기까지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 국내 약대 교수로 재직하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면서 공동 연구를 많이 접했다는 이 대표는 "퀄리티 높은 논문을 100건 이상 썼지만, 정작 연구 자체가 환자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연구 기반 신약 개발사 창업을 꿈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최고 권위자들 "난치병 신약 도전해보자" 올인

그간 다국적 제약사들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타깃으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해왔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주성분이다. 알츠하이머 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36~43개의 아미노산 펩타이드를 의미한다. 수 십년 이어진 노력에 비해 아직까지 출시된 치료제는 없다. 대부분이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임상을 중단한 탓이다.

이슬기 대표는 모두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에 주목할 때 ‘뇌 염증’에 주목했다. 그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번번히 실패했다는 것은 곧 아밀로이드 베타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근원적 원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라며 관련 연구를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존스홉킨스 의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 원인이 ‘신경염증’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한국에서 연구하던 당뇨병 치료제 기술이 뇌질환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점도 찾았다"고 말했다.

퇴행성 뇌질환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도록 돕는 기전을 갖는 디앤디파마텍의 후보물질(NLY01)은 2018년 말부터 1년간 진행된 임상1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이슬기 대표는 "96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1상을 마무리한 결과 약물 안정성과 긴 약물 반감기(한번 투약시 12~14일)를 확인했다"며 "체내 약물 혈중농도 또한 높이 유지됐고 부작용도 없었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투자금" 시리즈 A·B에서만 1600억원 유치

이슬기 대표가 ‘알츠하이머=아밀로이드 베타’ 공식을 깨고 ‘뇌 염증’으로 눈을 돌리자 관련 업계에서는 투자금이 쏟아졌다. 디앤디파마텍이 시리즈 A와 B를 합해 유치한 금액만 1600억원 규모다.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보기 드문 규모다.

투자사들이 눈여겨 본 건 디앤디파마텍의 연구진과 다양한 파이프라인에도 있다. 이슬기 대표는 "디앤디파마텍에는 테바와 화이자, 암젠 등 미국 내 다국적 제약사에서 평균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와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교수를 역임한 업계 권위자로 이뤄졌다"며 "어떤 사람이 임상을 다루느냐에 따라 신약 개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권위자 모시기에 역량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한 두가지 후보물질에 올인하는 일부 바이오벤처와 달리 디앤디파마텍은 치매와 파킨슨을 동시 타깃하는 NLY01와 간경화증, 비만 등을 타깃으로 한 10개 후보물질의 해외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며 "실패하더라도 다른 파이프라인을 통해 우뚝 일어설 역량이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임상2상을 시작했다. 미국 FDA로부터 NLY01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임상 2b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500명 이상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약효와 효력을 확인한다. 이 대표는 여기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FDA 조기승인을 거쳐 3~5년 내 신약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기진단-분석-약물 치료’ 선순환 구조 그린다

디앤디파마텍의 목표는 단순 신약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이슬기 대표는 "퇴행성 뇌질환 신약 개발뿐 아니라 조기진단부터 분석까지 가능한 통합 관리 시스템을 5년 내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이 나에게 언제쯤 다가올지 조기진단하고, 이미징 바이오마커로 치료 정확성을 극대화하고 모니터링하는 ‘퇴행성 뇌질환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가 말하는 퇴행성 뇌질환 통합관리 시스템은 환자가 간편하게 질환을 검사하고 치료제를 투여하기까지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미국에 사는 A씨가 갑자기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의심됐을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A씨는 미국판 올리브영인 CVS(편의점과 편리함을 개념으로 미국에 도입된 소형소매점포로, 약사 등 의료 종사자가 상주한다)에서 조기진단키트로 진단을 받고, 치매 위험성이 높으면 인근 병원에 방문해 뇌 영상(이미징 바이오마커)을 촬영하게 된다. 여기서 이미징 바이오마커는 의사에게 환자 뇌 염증 진척 단계를 알려주는 보조 역할을 한다. 의사는 퇴행성 질환 치료제 투여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퇴행성 뇌질환 가능성을 예측하는 조기진단키트를 개발하고 PET영상화 바이오마커 임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슬기 대표는 "자회사인 발테드시퀀싱에서 관련 환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파킨슨과 치매 등을 조기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여기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존스홉킨스가 보유한 수 많은 관련 환자 샘플로, 세계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뇌 염증 영상 촬영이 가능한 뇌질환 PET 조영제의 경우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약이 개발되면 디앤디파마텍은 퇴행성 뇌질환 진단부터 치료, 추적관찰 등 모든 과정을 통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기 대표는 향후 비전에 대해 "난치병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고통받는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들과 다국적 제약사 최고 권위의 임상의들이 달려든 만큼, 앞으로 3~5년 안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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