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를 그대로 두고 모방한 아이디어는 흥미를 끌 수 없습니다. 파괴적인 좋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꿉니다. 실행력까지 갖춘다면 투자자는 얼마든 따라올 겁니다."

MC해머가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5기 데모데이에서 국내 창업가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그는 이날 ‘기술, AI, 창업가 정신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스타트업 성공 조건으로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꼽았다.

온라인으로 강연하는 엠씨 해머 / IT조선
온라인으로 강연하는 엠씨 해머 / IT조선
MC해머는 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힙합 뮤지션이다. 그런 그는 지난 29년 간 창업가이자 투자자로도 활동을 해 왔다. 그가 투자한 회사는 수십 개에 달한다. 또 세일즈포스 등 다양한 기업의 고문을 맡아 기업 성장을 지원해왔다. 최근에는 스파크랩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스파크랩 프론티어 ASU’ 고문단에 합류했다.

그는 자신을 자수성가한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독창성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사업 전략, 기술 등을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리콘밸리 곳곳을 다니며 좋은 기술을 찾았고 이를 계기로 투자자, 테크 사업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있어 회사의 규모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와 최신 기술을 다룰 수 있는 핵심 기술자만 있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MC해머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6개월간 새로운 회사를 많이 봤다"며 "겉으로는 20~30명 규모의 회사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3~4명이 최신 기술을 사용해 혁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팀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명확한 계획과 아이디어를 추구해나갈 힘만 있으면 어마어마한 투자 자본이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MC해머가 최근 관심을 높이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그는 AI가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데 비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그는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것부터 집을 사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AI를 접목해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며 "AI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과 수익 창출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술 스타트업을 향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기술 발전에 따른 빈부 격차 등 사회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MC해머는 "기술은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반면 이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기회를 빼앗고 이들이 길거리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며 "기술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아닌게 된다"고 말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