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과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미디어텍은 3분기 사상 처음으로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퀄컴이 다시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3분기와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 비교표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해 3분기와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 비교표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퀄컴 제친 미디어텍, 3분기 첫 1위 기록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분기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미디어텍이 출하량 기준 전체의 31% 점유율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26%)보다 5%포인트 증가하며 1위 자리를 차지하던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을 제쳤다.

2위로 내려앉은 퀄컴은 3분기 29%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1위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31%)보다 점유율이 2%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각각 12%의 점유율을 기록한 하이실리콘과 삼성전자, 애플은 공동 3위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19년 3분기 16%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4%포인트 하락한 결과를 보였다.

"5G AP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 경쟁 치열해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디어텍의 3분기 깜짝 실적 배경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짚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생긴 시장 부재를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메운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해당 제조사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면서 미디어텍 AP를 활용해왔다.

미이어텍이 4분기까지 스마트폰용 AP 시장 1위를 수성할지는 미지수다. 퀄컴이 주력하는 5G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퀄컴은 3분기 5G 지원 AP 출하량에서 3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4분기에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전체 AP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 스마트폰 수요가 3분기 들어서 두 배가량 증가하며 전체 스마트폰의 17%를 차지했다"며 "4분기에는 모든 스마트폰의 3분의 1이 5G를 지원하면서 퀄컴이 4분기에 1위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텍과 퀄컴의 AP 시장 경쟁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두 곳 모두 공격적인 가격 책정과 함께 5G 시스템온칩(SoC)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ARM 코어 기반의 5나노 생산공정으로 만든 고성능 AP ‘엑시노스2100’을 내달 공개한다. 새해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