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언택트 산업이 단번에 시장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변화 흐름은 올해도 이어진다. 백신이 등장했지만 팬데믹이 몰고 온 변화는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변화의 흐름을 잘 타면 기업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IT조선은 올 한 해 우리 산업계 변화를 이끌 10대 기술을 찾아, 매주 월·목 2회씩 5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클라우드 컴퓨팅 키워드 ‘하이브리드·가상데스크톱·ARM’

퍼블릭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의 장점만 취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새해에도 대세가 될 전망이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처럼 구성하고, 퍼블릭 클라우드와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유연성과 확장성, 성능 및 보안이라는 양쪽의 장점 모두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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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넘어 멀티 클라우드를 추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하나의 클라우드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둘 이상 복수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은 기업의 IT 인프라가 특정 공급업체에 종속(lock-in)되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공급업체에 따라 특화된 서비스만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다만 복수의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면 따로 관리하기가 어려운 만큼, 단일 인터페이스로 쉽고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통합관리 솔루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업무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업무용 인프라까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DaaS(서비스형 데스크톱)나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또는 클라우드 PC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하는 이유다.

DaaS, VDI는 물리적인 PC나 업무용 단말기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 유지관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쉽게 규모를 늘이거나 줄일 수 있으며,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앱이나 서비스, 규정 등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회사의 구성원들은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회사 밖에서도 사내에서 일하는 것과 동일한 업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재택근무나 원격업무 같은 새로운 업무 형태는 앞으로도 더욱 보편화되고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클라우드 기반 가상PC 서비스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RM 기반 서버’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껏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 등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은 x86 기반 시스템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ARM 기반 서버는 ▲우수한 전력 효율성▲개방적이고 광범위한 팹리스 생태계 ▲워크로드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설계와 그로 인한 최적화된 성능 등을 장점으로 내세워 지난해 급격히 성장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DC의 2020년 3분기 글로벌 서버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x86 서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데 그쳤지만, ARM 기반 서버는 무려 430.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도 서버용 ARM 프로세서 출하량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64.7%씩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AWS와 구글이 ARM 기반 서버를 사용하는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데이터센터용 ARM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애플 역시 ARM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M1’ 프로세서를 선보인 만큼, ARM 기반 칩과 시스템 도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RM 기반 시스템에 대한 기대치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클라우드 탄 소프트웨어, 서비스형으로 진화 ‘SaaS 시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도 올해 주목할 분야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도 기존 시스템에 유연하게 연동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급증한 비대면 수요 덕분에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기업들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재택·원격근무 급증으로 협업툴SaaS 시대 테마주로 꼽는다. 특히 관련 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클라우드 재택·원격근무 SW 전문 기업 알서포트는 지난해 시총 1조원을 돌파했다. 상승세의 비결은 프로그램 설치 없이 비대면 업무 환경을 빠르고 편리하게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제공으로 꼽힌다.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NHN 등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협업툴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솔루션도 SaaS 시대를 이끄는 일등공신 중에 하나다. CRM 솔루션을 활용하는 기업의 범위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셀프빨래방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효율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CRM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의료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를 활용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X레이와 같은 기존 2D 의료 영상을 3D 컬러로 시각화해 각 장기, 병변 영역을 분할한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진단과 치료를 돕는 플랫폼을 구성한 기업도 등장했다. 녹내장을 AI 기반으로 진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식약처 허가를 따낸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보안 솔루션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엔터프라이즈급 보안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월 과금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기업이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 솔루션을 활용하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설치로부터 발생하는 보안 취약점에 대한 고민 없이 재택근무를 시행할 수도 있다.

보안 솔루션 개발·공급 기업들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안전한 협업을 돕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문서 파일을 암호화하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파일의 위협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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