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업시장은 정부와 대기업이 부업인재를 찾아 나서는 일본과 달리 배달·공유 플랫폼을 통해 부업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 월평균 부업자 수는 2019년 기준 47만3067명이다. 유통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e커머스와 배달 수요 증가로 부업인구가 더 많이 늘어났다고 평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배달 라이더 취업자수는 37만1000명으로 2019년 상반기 2만7000명보다 8% 상승했다. 배달 라이더 만으로 2019년 월평균 부업자 수에 육박하는 수치다.
쿠팡 배송직원 ‘쿠팡친구' 증가세도 가파르다. 쿠팡친구 수는 2014년 50명에서 2020년 1만명으로 200배쯤 증가했다. 쿠팡은 정규·비정규직 배송직원 외에도 자신의 차량으로 배송해 물량 기준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렉스'도 운영한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하루 1만명쯤이 쿠팡 플렉스는 배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즉 하루 1만명의 부업인재가 쿠팡 플렉스에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크몽’도 부업인재들에게 인기 플랫폼이다. 2012년 설립 당시에는 ‘아침잠 깨워주기’ 등 간단한 내용을 다뤘지만 지금은 디자인, 콘텐츠 제작, 마케팅, 비즈니스 컨설팅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업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은 1000억원, 부업인재가 활동하는 서비스 영역은 23만종에 이른다.
온라인 교육 시장도 부업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온라인 교육 ‘클래스101’은 지난해 8월 거래액이 1월 대비 160% 상승하고 같은 기간 누적 회원 수는 2배쯤 늘었다. 외국어 학습 플랫폼 직톡 역시 현재 4000명에 달하는 강사가 활동 중이다.
재능공유 플랫폼과 유통업계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의 부업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비대면 업무의 확산과 기업들의 자율출퇴근제 도입으로 일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크몽·숨고·클래스101 등 플랫폼 업체는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2~4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00% 증가세를 보였다. 크몽에서는 IT앱 개발로 건당 3억원 이상 거래가 성사된 사례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부업시장이 2020년 250억달러(27조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용카드업체 마스터카드는 부업을 포함한 유연성이 높은 ‘긱 이코노믹' 시장규모가 2023년 4552억달러(507조원)로 전망했다. 부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과 분야가 다양해지고 거래액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업시장 확대가 마냥 청사진으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 증가와 불경기로 인한 수입 하락 반등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고용동향 분석 자료를 통해 2019년 1~10월 월평균 부업자수가 47만306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부업자 비중 상승이 새로 직장을 구하는 것 보다 부업을 선택하는 취업자 증가율이 더 크다고 해석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임금과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자들의 부업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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