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전기 오토바이 도입을 검토했지만, 최종 보류했다. 국내외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기대 수요는 높아졌지만, 정작 출력과 배터리 용량 한계로 인한 짧은 이동거리가 발목을 잡았다.

배민 라이더스 / 우아한형제들
배민 라이더스 / 우아한형제들
20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0년 전기 오토바이 도입을 검토했지만 실제 도입에 이르지는 못했다.

우아한형제들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기존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출력과 항속거리 문제로 도입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친환경 탄소감축이 피할수 없는 방향인 만큼 지속적으로 다양한 업체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 오토바이 도입 포기는 1만4500대 이륜 오토바이를 배송용으로 운영 중인 우정사업본부도 마찬가지다. 전기 오토바이 전환을 검토했지만 국내 전기 오토바이 대부분이 출력과 적재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우정사업본부는 대신 2020년까지 우편배달용 이륜차 1만5000대 중 1만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능 미흡에 따른 사고 위험 등 현장수요 저조로 1000대를 시범운영한 뒤 도입규모를 결정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륜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전기 오토바이 대부분이 3~9㎾내외 출력을 갖췄다. 내연 엔진기반 이륜차 배기량으로 환산하면 30~80㏄에 불과하다. 소포나 퀵·택배 등 무거운 물품 배송의 경우 현재 국내 생산 전기 오토바이로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비대면 배달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저렴한 유지비용에 친환경 트렌드에 편승할 수 있는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탄소저감을 위해 내연기반 이륜차의 전기이륜차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 예산도 전년 대비 1.5배 많은 1억8000만원이 책정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달용 오토바이 1만대를 전기 오토바이로 전환하면 2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가 있다. 정부가 전기 오토바이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이유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륜차 등록대수는 2020년 12월 기준 228만9009대에 달한다.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5만2000대가 늘었다. 배달 오토바이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륜차 업계 입장에서는 200만대에 달하는 교체 수요가 존재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배터리 용량 문제도 최근 충전스테이션을 활용한 교환형 공유 배터리 방식이 각광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륜차 업계는 국내외 환경규제가 강화가 기회라고 말한다. 국산 내연기관 이륜차는 이미 국내외 시장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커져갈 시장에 대비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평가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