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는 IPO를 앞둔 크래프톤의 효자 상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최대 리스크 역시 배그다. 크래프톤은 배그 신화로 크게 성장했지만 배그 외에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이 중국 텐센트를 통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역 리스크도 안고 있다. 크래프톤이 새로운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 다양한 수익처를 창출하려는 이유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크래프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회사가 직면한 위험으로 ‘매출 집중도’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수익이 한 쪽에 쏠려 있어 매출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크래프톤 매출은 대부분 배그에서 발생한다. 매출 비중은 약 80%로 추산된다. 크래프톤은 2017년 3월 배그 출시로 이듬해인 2018년 매출 3.6배, 영업이익 11.3배에 달하는 대박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 관련 시장 조사 업체인 슈퍼데이터(SuperData)에 따르면 배그는 PC게임에서만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7억1000만달러, 10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 돈으로 각각 8062억원, 1조1700억원으로 매출 기여도가 상당한 수준이다.

2018년 3월 출시된 ‘배그 모바일’은 150여개 이상 국가에서 모바일 다운로드 1위를 달성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전세계 총매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돌파했다. PC게임 6700만장, 콘솔을 포함하면 7500만장 이상이 판매되며 글로벌 역대 최다 판매고를 올렸다.

흥행신화가 계속될수록 ‘원게임 리스크’ 우려도 커진다. 지난해 배그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출 감소분을 메워줄 후속작이 절실한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배그 외에도 ▲테라 ▲엘리온 ▲골프킹:월드투어 ▲미니골프킹 ▲볼링킹 등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말 출시된 엘리온이 크래프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배그 모바일 서비스 대부분이 게임 전문 퍼블리셔인 텐센트에서 발생하는 점도 부담이다. 크래프톤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텐센트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71.8%에 달한다. 지난해 68.1%에서 3.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2019년 매출 비중 36.5%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텐센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스크를 해소하려면 신작 출시와 IP확장이 답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은 배그 IP기반의 신작인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썬더티어1’, ‘칼리스토프로토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카우보이’ 등 신작 라인업이 예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적을 올려 특정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작 출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은 신작도 적지 않다. 이 가운데 크래프톤은 주요 매출처와 계약이 중단되거나 계약 조건이 악화되면 수익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둔 상황이다.

최근 크래프톤이 투자를 늘린 것도 배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6월 모바일 게임 개발 역량을 보유한 드림모션을 인수해 크래프톤의 독립스튜디오 중 하나로 편입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딥러닝과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인도와 중동을 포함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다른 기업에 비해 원게임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중국발 대박으로 몸집이 커진 게임사들은 이후 IP확보로 매출처를 늘리고 있다. 중국 규제는 변수가 많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수익처를 확보하는 게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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