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ERP 아태 지역 미디어 브리핑
ERP 강자 SAP과의 경쟁서 자신감

오라클이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서 빠르게 고객을 늘려나간다. 1만개에 조금 못미친 8000 고객사를 확보했다. 오라클은 글로벌 ERP 강자인 SAP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잔 크리슈난 오라클 제품 개발 그룹 부사장 / 오라클
라잔 크리슈난 오라클 제품 개발 그룹 부사장 / 오라클
오라클은 29일 ‘클라우드 ERP 아태 지역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글로벌 클라우드 ERP 트렌드와 오라클의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라잔 크리슈난 오라클 제품 개발 담당그룹 부사장이 연사로 발표했으며 러셀 호주&뉴질랜드 지역 애플리케이션사업부 부사장도 참석해 질의응답을 함께했다.

크리슈난 부사장은 "최근 몇년 간은 오라클의 존립이 걸린 중요한 시기였다"며 "제품 중심 조직에서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오라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라클은 인프라 스트럭처(OCI), 플랫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까지 엔드투엔드로 제공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며 "산업별 기능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산업별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AI를 활용한 재무 기능 업데이트로 몇 주 걸리던 기업의 재무제표 작업 기간이 며칠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고객사와 개발조직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커스터머 커넥트' 포럼은 고객지향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클라우드 ERP 신기능 80%는 커스터머 커넥트에서 나온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라클의 다양한 아태지역 고객 사례도 소개했다. ▲페덱스 ▲TTX ▲a2 ▲DP월드 ▲테스코 등의 기업이 오라클 클라우드 ERP를 택했다. 이중에서는 SAP를 사용 중인 고객도 있었다.

크리슈난 부사장은 오라클의 경쟁력으로 "연간 4차례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역량, 40년 넘게 해 온 클라우드 비즈니스 등은 오라클의 강점이다"며 "SAP에서 클라우드 ERP로 전환한 고객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오라클 측은 SAP 고객의 오라클 전환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6월 실적발표 당시 래리 엘리슨 사장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되는데 제약이 있는 SAP의 ERP 솔루션 특성상, 수백개에 달하는 기존 SAP 고객들이 오라클 퓨전 ERP로 전환하게 됐다"며 "오라클이 현재 SAP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는만큼,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오라클 ERP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ERP 성장세 당분간 지속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가 이어진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ERP 시장이 2020년 453억달러( 원)에서 2025년 1011억달러( 원)로 연평균 17.4%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규모 솔루션 공급 업체들도 SaaS 기반의 클라우드 ERP 제품을 속속 출시한다. 오라클도 그 중 한 곳이다.

성과도 좋다. 오라클에 따르면 2021년 회계연도 4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112억달러( 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ERP를 포함한 SaaS 솔루션의 견인 효과가 두드러졌다.

오라클 퓨전 클라우드 ERP 매출은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4분기에는 46% 증가했으며,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한 넷스위트 ERP 매출은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4%, 4분기에는 26% 상승했다.

크리슈난 부사장은 "아직 온프레미스를 쓰는 고객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 ERP 성장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