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국외에서만 538만대 팔렸다. 기아 최초로 누적 총 판매량 600만대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대표 스테디셀러 차량이다. 하지만 내수 시장 분위기는 해외와 다르다. 셀토스를 출시한 후 쏘렌토와 셀토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새로 나오는 차량을 구분하는 세대(Generation)가 타 차량대비 상대적으로 오래된 탓이다.

기아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 시승차량 / 이민우 기자
기아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 시승차량 / 이민우 기자
기아는 2015년 4세대 스포티지 이후 7년쯤만에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를 선보였다.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최근 신규 엠블럼을 선보인 기아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격언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스포티지의 외관 디자인부터 확 바꿨다. 최근 친환경 기조를 고려해 ‘하이브리드(HEV) 엔진’을 추가했다.

IT조선은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를 경기도 하남시 일대를 시작으로 중부고속도로를 경유해 이천시를 반환점으로 도는 경로로 시승했다. 시승차량은 시그니처 트림이며, 차량 옵션으로는 ▲모니터링팩 ▲프리미엄 ▲파노라마 선루프 ▲크렐(KRELL) 프리미엄 사운드 ▲빌트인캠 ▲스타일 등이 있다.

외장·내장 디자인은 각각 스노우 화이트 펄(SWP)·네이비 그레이 인테리어다. 옵션포함 시승 차량의 총가격은 4028만원이다. 3.5% 개소세 혜택과 친환경자 세제 혜택 등을 적용 받는다.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의 첫 인상은 확바뀐 ‘디자인’에 있다. 차량 전면부터 4세대와 크게 다른 구성을 보인다. 사진보다 실물을 봤을 때 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헤드램프와 그릴의 변경이 특히 큰 차이다.

기아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의 후면과 헤드램프 이미지 / 이민우 기자
기아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의 후면과 헤드램프 이미지 / 이민우 기자
4세대 스포티지의 헤드램프는 위쪽으로 배치되고 돌출된 느낌을 줘 전체적으로 익살스러운 인상을 전달한다. 그릴도 헤드램프와 뚜렷하게 구분되고 좁은 편이었다. 반면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는 전면에 기아의 신규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헤드램프와 그릴의 일체화를 시도했다. 넓게 배치된 그릴 양 옆을 마름모꼴에 가까운 헤드램프가 채운다. 4세대 스포티지와 비교해 귀여운 느낌은 사라졌지만, 전면에서 일체감과 입체적인 느낌을 살렸다. 덕분에 날카롭지만 차분하고 좀 더 세련된 이미지를 제공한다.

줄곧 개선 지적을 받았던 후면부 방향 지시등 위치는 11년만에 위쪽으로 올라왔다. 후면 리어램프 바로 하단에 위치한 덕에 후방차량 운전자가 더 쉽게 스포티지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4세대 스포티지보다 넓어지고 입체감을 살린 리어 범퍼도 후면부 이미지 차별화를 뒷받침해주는 요소다.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의 측면과 1열 내부 이미지 / 이민우 기자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의 측면과 1열 내부 이미지 / 이민우 기자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의 주행감은 ‘산뜻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460㎜에 축거(휠베이스) 2755㎜로 중형SUV 크기에 가깝지만, 뛰어난 가속력과 조향감은 기대 이상의 점수를 받는 요인이 된다. 특히 도심주행과 고속도로주행·오르막 주행 모두에서 페달링에 맞춘 민첩한 가속 반응을 보여준다.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HEV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E라이드(E-Ride) 기술을 적용했다. E라이드는 시속 20㎞~75㎞ 직진 주행하며 과속방지턱 등 굴곡진 도로장애물을 통과할 때 모터로 차량 운동방향과 반대 방향 관성력을 생성해 쏠림 현상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적용 상황이 대부분 도심 저속 주행 상황이다보니 시승시간 동안 큰 차이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연비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에코 모드로 놓고 차량을 주행해보니 리터당 17㎞~18㎞쯤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 올 뉴 스포티지 HEV의 공인 연비는 16.7㎞/L다. 스포츠 모드 사용시에는 이보다 연비가 살짝 떨어진 14㎞/L 내외를 기록했다.

승차감에 대한 만족도는 일장일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 운전석·조수석 등 1열좌석은 공간이 꽤 넓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코너링 동작시 팔 사용도 편하다. 다만 주행 중 노면 상태에 따라 충격과 소음 흡수가 잘되지 않는 경우도 일부 있었다. 노면 충격과 소음 흡수는 승차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준중형SUV를 패밀리카로 갖고자 하는 고객은 일부 고민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