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커피 서비스 스타트업 터틀크루, 메타버스 속 커피박람회 개최
구독자 소통 프로젝트 일환
메타버스 행사 꾸준히 열겠다

2D로 현실과 똑같은 모습의 카페를 구현한 곳에 20여명 남짓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테이블에는 커피잔이 올려져 있고, 카운터에는 발표자가 홈 카페에서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커피 제조과정을 알려주느라 한창이다. 사회자가 "소개한 커피 레시피가 마음에 들면 캐릭터로 춤을 추며 호응해주세요"라 외치니 캐릭터들이 엄지손가락 이모티콘을 날리고, 흔들거리며 춤을 춘다.

28일 제2회 온라인 카페박스 페어 참가자들이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 IT조선
28일 제2회 온라인 카페박스 페어 참가자들이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 IT조선
28일 구독 커피 서비스 ‘카페박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터틀크루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개최한 제2회 커피박람회 모습이다. 박람회 정식 명칭은 ‘온라인 카페박스 페어(ON 카페)’다. 행사 명칭 그대로 오프라인 박람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메타버스 공간인 온라인에 그대로 옮겼다.

터틀크루는 커피 구독서비스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소비자와 직접 만나 소통하는 오프라인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인해 개최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 메타버스 커피박람회다.

터틀크루가 재택근무 테스트용으로 활용하던 플랫폼이라 익숙했다. 여기에 기존 파트너 브랜드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꾸리면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행사 기획과 디자인, 바리스타 섭외, 참석자 모집 등 모든 과정을 일주일 만에 마무리했다. 이후 지난달 1회를 시작으로 2회 째 행사를 진행했다.

황현석 클라스카커피랩 바리스타가 만든 쥬시쿨 커피음료. / IT조선
황현석 클라스카커피랩 바리스타가 만든 쥬시쿨 커피음료. / IT조선
이번 2회 ON 카페 행사는 카페박스 파트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부스, 파트너 브랜드 바리스타와 함께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홈 카페 클래스, 커피 관련 질문과 답변 등 커피 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카페박스 장기 구독자 인터뷰나 OX퀴즈, 단체사진 촬영 등 멤버십을 강화하는 요소들까지 구성했다.

첫 순서인 ‘파트너 브랜드 바리스타와 함께하는 실시간 홈 카페 클래스’는 황현석 클라스카커피랩 바리스타가 맡았다. 참여자는 쥬시쿨을 활용해 커피음료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 카페 공간 구석에 황현석 바리스타가 출연하는 화상 연결 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와 재료와 제조 과정을 안내했다.

황현석 바리스타는 "핸드드립 커피를 베이스로 메뉴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커피향도 느껴지고 상큼한 음료의 맛도 즐기는 방법을 고안하던 중 쥬시쿨과 커피를 섞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바타의 모습을 한 참여자들은 황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쥬시쿨 커피를 시음하는 장면을 보며 춤을 추고 이모티콘을 보내는 등 호응했다.

커피박람회 참가자들이 모여 앉아 임용신 터틀크루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 IT조선
커피박람회 참가자들이 모여 앉아 임용신 터틀크루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 IT조선
한 차례 행사가 끝나자 사회자는 아바타들을 이끌고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했다. 스테이지 이동 방법을 모르거나 핸드폰으로 접속해 중간에 낙오된 사람들을 이끌고 넘어오는 스태프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다리를 건너 이동한 곳도 역시나 카페다. 다만 좀더 테이블과 의자가 넓고 중간에 단상을 축조했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자 두 번째 순서가 진행됐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직접 방문하고 싶은 카페 리스트를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다.

임용신 터틀크루 대표는 "이번 행사는 카페와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다"라며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카페를 방문할 기회가 적어졌는데 그래서 코로나19가 끝나고 가고 싶은 카페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권관형 브라운홀릭 대표는 ‘커피학 개론’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커피를 즐기는 방법과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원두, 커피 종류, 커피 메이커 등을 소개했다.

권관형 대표는 커피를 마실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집에서 만든 음료와 밖에서 제조한 음료의 맛이 달라 고민이라는 참여자의 질문에도 공감했다. 그는 "홈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만드는 음료의 맛이다"라며 "그래야 꾸준히 홈카페를 꾸려 음료를 제조하고 마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IT조선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IT조선
마지막 순서는 ‘스피드 퀴즈’였다. 가상 공간 옆에 마련된 채팅창을 통해 가장 빨리 정답을 맞춘 참여자가 상품을 가져가는 식이었다. 퀴즈 맞추기를 끝으로 행사가 막을 내렸다. 한 참여자는 "좋은 정보를 많이 공유해줘 도움이 많이 됐다"며 자신의 캐릭터로 춤을 추며 행사가 끝난 아쉬움을 달랬다. 다른 참여자 역시 이모티콘을 보내며 행사 관계자들을 응원했다.

임용신 대표는 "지난 행사에서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다"며 "집에서 안전하고 쉽게 참여가 가능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공간을 이동하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최한 행사에서도 피드백을 수집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ON카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