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문화가 강하던 국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산업계 전반에 퍼진 디지털전환 움직임이 정계에서도 활발하다.

9일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는 등 국회의 신기술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세미나를 진행 중인 모습 / 조명희 의원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세미나를 진행 중인 모습 / 조명희 의원실
최근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메타버스 플랫폼 '인게이지'를 활용한 국회 세미나를 열었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가 혼합된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 차세대 신기술로 각광을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홍보에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한다. 최고위원회를 메타버스로 개최한 데 이어 당내 대선주자들의 캠프 입주식도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부동산플랫폼업체 '직방'이 개발한 메타버스 프로그램 '메타폴리스'를 활용했다. 국민의힘도 메타버스 당사를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그룹웨어를 개발하며 디지털 정당 혁신에 속도를 낸다. 국산 솔루션 업체가 개발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정당위원장을 맡은 이영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새롭게 도입하는 그룹웨어로 원내 공지, 법안, 상임위, 의원실별 업무 공유가 가능하며, 클라우드 오피스로 어디서나 문서편집과 공유를 할 수 있다.

국회는 6월 코로나19에도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본회의를 원격영상회의로 진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법 제73조의2에 따르면 제1급 감염병의 확산 또는 천재지변 등으로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개의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하여 본회의를 원격영상회의 방식으로 개의할 수 있다. 효력은 2021년 12월 31일까지다.

앞서 2020년 9월 국회는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시스코 웩엑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디지털 국회를 표방하는 국회사무처의 움직임도 올해 더 바빠졌다. 국회사무처는 연내 의원실 AI 인턴(가칭), 유사법률안 추천, 의정자료 통합검색 등을 위한 ‘지능형 의안정보시스템’ 도입과 비대면 업무환경 조성을 위한 ‘재택근무시스템(VIVA-NA)’ 구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재택근무시스템 입찰 공고가 진행하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약을 맺고 시간 국회영상중계 AI 자막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2022년에는 지능형 회의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향후에도 AI를 활용한 지능형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0년부터 AI를 국회 입법보좌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