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판권 독식하는 넷플릭스만의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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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30 06:00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빅히트 중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이정도 잘나가면 제작사 측도 함박웃음을 짓기 마련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징어게임과 관련한 지식재산권(IP)과 판권 등을 가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는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추가 인센티브 권리가 없는 제작사는 제작비 및 일부 수익만 보장받는다. 작품이 잘되더라도 ‘대박’을 노리기 어려운 구조다. 넷플릭스가 한류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유통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은 수익은 넷플릭스가 다 가져가는 셈이다.

29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제작 시장을 ‘가성비’ 좋은 곳으로 평가한다. 한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비용은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영화 전문 매체에 따르면, 미국 드라마 중 인기를 끈 퍼시픽의 회당 제작비는 1800만~2700만달러(213억3000만~319억9500만원) 수준이다. 이알(ER)과 프렌즈 등의 회당 제작비는 1000만달러(118억5000만원), 왕좌의 게임은 600만~700만달러(71억1000만~82억9500만원), 로스트는 400만달러(47억4000만원)다.

반면, 오징어게임 8부작을 만드는데 넷플릭스가 투입한 제작비는 총 200억원(회당 25억원) 수준이다. 저가에 만든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이 난 만큼, 넷플릭스의 가성비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나쁘게 말하면 한국이 콘텐츠 분야 ‘OEM 기지화’ 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안내 이미지 /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세계는 디지털 플랫폼이 수익을 독식하는 신개념 ‘디지털 제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플랫폼 업체는 값싼 콘텐츠 생산처를 해외에서 찾고, 잘만 하면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콘텐츠 제작비가 싼 한국은 넷플릭스의 주요 생산처로 활용되는 식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의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 투자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냉정히 보면 결국 한국 생태계를 자신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망이용 대가 지급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도 있다.

한국의 주요 콘텐츠 제작사인 CJ ENM 등 기업은 통신망 사업자에 일정 대가를 지불한 후 콘텐츠를 유통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ISP의 망이용 대가 지불 요구에 불응하며 법정 다툼을 벌인다.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에서 망이용 대가를 지불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가 망이용 대가를 안내는 대신 이를 콘텐츠 생산에 투입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CJ ENM 등 토종 콘텐츠 기업의 비용 투입 상황을 고려할 때, 넷플릭스의 경쟁력이 비교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을 내지 않는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국내 CP가 넷플릭스와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가 국가나 지역에 따라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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