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기존에 행해오던 시청률 조사 방법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지 않아 산업 피해와 시장 왜곡이 벌어지고 있다고 8일 밝혔다.

KCTA는 민간 사업자인 AGB닐슨 코리아가 국내 시청률 조사 시장의 95%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고 짚었다. AGB닐슨 코리아가 산출하는 데이터에 대한 규제기관과 검증기구의 부재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 KCTA측 설명이다.

KCTA는 케이블 업계가 꾸준히 제기하는 패널 구성이 왜곡된 채 시장에서 자료가 통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 매출이 재원인 방송 업계에선 시청률이 시장 자본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다. 그럼에도 시청률 산출이 일부 독점 사업자에게만 산출되고 있다. 국내에선 이를 감시할 시스템도 없다.

KCTA는 최근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공론화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콘텐츠 제작사와 방송사로 구성된 광고 기구 VAB가 현지 시청률위원회에 닐슨의 시청률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 일례다. 미국 시청률검증위원회는 결국 미디어시청률위원회(MRC)가 9월 1일 자로 닐슨 인증을 중지하도록 했다.

KCTA 관계자는 "조사 기관의 패널 구성에 있어 케이블TV 가입자의 패널 비율이 현저히 낮다.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조사 결과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닐슨도) 인정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합당한 조처를 하지 않고 시간 끌기로 대응하고 있어 매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청률 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사 자료의 신뢰성을 담보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겠다"며 "제도 개선 등 전방위적인 개선 방안을 정부와 시장에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KCTA는 이달 중 협회와 학계로 구성된 세미나를 개최해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공론화할 계획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