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플랫폼과 매체는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 속에 있는, 더욱 몰입감 있고 구체화된 인터넷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를 ‘메타버스’라고 부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의 회사 리브랜딩을 공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만나고, 놀고, 일한다.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이라는 익숙하고도 값비싼 이름을 내려놓고 메타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사명 변경을 단행한 이유는 분명하다. 다가올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기술의 중심에 설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는 가상 현실(VR), 증강 현실(AR)뿐 아니라 블록체인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고 있는 분야다.

가상 현실을 주제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가상 현실을 주제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2022년 메타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2022년에는 각 기술 회사가 그들만의 메타버스 버전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VR 시장 규모의 증가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1년 2830만명 정도인 미국 내 VR 헤드셋 사용자 수는 2022년 3130만명, 2023년 327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메타버스로 대규모 이주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사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의 얏 시우 회장은 "메타버스로 갈 이들은 수 백만명의 사용자에서 수 천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라며 "2022년에는 수 억명의 사용자가 블록체인을 통한 오픈 메타버스 내에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얏 시우 회장은 디지털 소유권 문제가 몇 년 내 부각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폐쇄적 메타버스는 디지털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메타버스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로 안전한 재산권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메타버스의 토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애플이 메타버스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재미있는 전망도 나왔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진정한 메타버스 혁신은 애플을 비롯한 다른 기업으로부터 나올 것이다"라며 "애플의 AR 안경은 궁극적으로 그 혁신의 일부를 이끌 것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애플은 이미 독자적으로 200억달러(약 23조8000억원) 규모를 자랑하는 웨어러블 기기 ‘에어팟’이 있으며 에어팟이 메타버스로 가는 주요한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마이크로 카메라가 탑재돼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고급 버전의 에어팟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