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한겨울 불청객은 추위뿐만이 아니다. 지속되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일어나는 피부와 환경의 건조함과 곧잘 일어나는 불쾌한 ‘정전기’도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특히 퇴근 후 집의 문을 열거나 반려동물의 털을 쓰다듬는 순간, 따끔한 고통을 선사하는 정전기를 막는 것은 쉽지 않다.
정전기는 보통 2가지 물체 간의 마찰 과정에서 일어 난다. 손과 다른 물체 간 접촉 과정에서 자주 경험해 오해하기 쉽지만, 물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고체만 아니라 기체와 액체 접촉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형성된 전기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물체에 남아 축적되는데, 이것이 바로 정전기다. 정전기를 한껏 축적한 물체와 인체가 접촉하면, 정전기 유도 현상으로 인해 쌓인 정전기가 인체로 방전된다. 방전 과정에서는 전류가 인체로 흐르고 이어 ‘따끔’한 통증과 고통을 느끼게 한다.
겨울은 사계절 중에도 유독 정전기를 자주 경험하는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물체에 쌓인 정전기가 미리 방전될 수분이 공기 중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피부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줄이고 싶다면 미리 핸드크림을 바르거나, 손에 물을 살짝 묻힌 뒤 행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스웨터 등 정전기가 잘 일어나는 의류에는 분무기로 물을 소량 뿌려주거나, 입기 전 샤워 등을 할 때 화장실에 함께 가지고 들어가 문고리에 걸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주유소의 정전기 방지 패드는 전도가 쉬운 철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인간의 몸보다 전류가 더 잘흐르기 때문에, 손에 머물러있던 정전기가 패드를 통해 빠져나간다. 만에 하나 주유기를 잡았을 때 손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가 대부분이다. 겨울철 날씨에서 장시간 운전하게 되면 손이 쉽게 건조해져 정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유소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이나 운전자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잊지 말고 정전기 패드와 접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요구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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