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 전문점에서도 녹차나 홍차 이외에도 다양한 차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대만이나 홍콩 등지에서 유명한 밀크티를 판매하는 카페도 많이 있다. 작년에 스타벅스에서 출시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 캐머마일 블렌딩티(blending tea)도 차음료이다.

차는 커피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즐겨 찾는 음료 중의 하나이다. 차는 휴식과 심신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차를 아무렇게나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다도’라고 하여 차는 격식을 차리고 예를 지키며 즐기는 음료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카페에서는 이런 격식에서 벗어나 과일, 우유, 초콜릿 등을 블렌딩하여 특색 있고 맛있는 메뉴들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흑당을 가미한 버블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만든 블렌딩 티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만든 블렌딩 티
오늘날 카페에서 주로 판매하는 차 음료는 차에 유유나 과일즙 등을 혼합하여 만든 혼합음료로서 전통차와는 다르다.

우리가 먹는 차(Tea)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차는 차나무의 어린 싹, 어린 잎, 줄기 등으로 만든 기호음료이다. 차는 크게 중국종과 아쌈종으로 나뉜다. 중국종은 잎이 작은 소엽종으로 차나무의 높이가 2~3m 정도 지나지 않을 정도로 크지 않다. 잎의 크기는 6~9cm 정도로 작은 편이다. 주로 중국 남부와 동부, 서남부의 윈난과 쓰촨 등지에서 자라 내한성에 강한 편이다. 우리나라나 일본 등 온대지역에서 재배하는 차는 중국종이다. 반면 아쌈종은 잎이 큰 대엽종으로 나무는 18m 이상의 높이에 이르고 잎도 12~20cm 정도로 매우 큰 편이다. 주로 인도의 아쌈지방,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 등 열대, 아열대에서 자란다. 아쌈종 차는 열대와 아열대지역의 강렬한 직사광선을 흡수하여 멜라닌 함량이 많고 산화발효가 잘 된 큰 잎을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다. 중국종 차는 한국, 일본, 중국의 녹차와 인도의 다즐링 차에 사용되고 아쌈종은 홍차제조에 주로 사용된다.

차는 차나무의 어린잎을 채취하여 덖고 비비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수분을 제거하여 보관하고 운반이 용이하도록 제조한 것을 말한다. 가공 방법에 따라 산화작용과 발효작용에 의해 수색(水色)과 맛, 향이 달라진다. 산화와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류, 우롱차류(청차류), 홍차류, 후발효차류(황차, 보이차) 등으로 구분된다.

산화와 발효 정도에 따른 차의 분류
산화와 발효 정도에 따른 차의 분류
산화는 공기 중의 산소 접촉에 의해 찻잎의 폴리페놀이 산화작용으로 성분 변화를 일으키고 색과 맛이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백차, 청차, 우롱차, 홍차 등이 이에 속한다. 발효는 차에 미생물을 활성화시키고 효소를 숙성시켜 만든 것으로 황차와 보이차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녹차는 산화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비산화차이다. 중국 소엽종 잎을 따서 찌거나 덖어서 찻잎에 산화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억제한 차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가마에서 볶아내는 덖음차를 주로 만드는데 향기와 맛이 구수한 편이다. 일본에서는 증기로 쪄내는 증제차를 만든다. 일본 센차는 찻잎의 색이 진한 녹색을 띠므로 잎을 모두 분쇄하여 마시는 말차로 활용된다. 한국 녹차는 새순의 채취시기와 채엽 위치, 찻잎의 크기, 찻잎의 여린 정도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누는데 그 맛과 향에서 품질 차이가 난다. 우전은 곡우 전후에 아주 여린 잎을 채엽한 것으로 떫은맛이 적고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뛰어난 감칠맛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 최고 품질로 여긴다. 세작은 곡우 이후부터 입하 전까지 다 펴지지 않는 어린 싹과 1기의 잎(어린 싹 다음의 첫 번째 잎)를 딴 것으로 아직 여리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다. 중작은 입하 무렵에 모두 펴지고 자란 어린 싹과 1기를 딴 것으로 세작보다는 잎이 더 단단하고 더 큰 편이다. 대작은 중작보다 더 굳고 거친 것으로 티백으로 잘라서 활용된다. 막차는 굳은 잎이 대부분을 차지 함으로 숭늉이나 끓여먹는 차에 이용된다.

백차와 청차는 차의 잎을 10%~80% 정도 산화시킨 부분산화차이다. 산화도가 낮을수록 녹차의 특성에 가깝고 색깔도 푸르다. 산화도가 낮은 차는 청차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복건성과 광동성, 그리고 대만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 차로 독특한 맛과 향기가 있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고 있다. 포종차는 30%~40%, 우롱차는 50%~70% 정도 산화된 것으로 우롱차가 포종차에 비해 산화도가 높은 편이다.

홍차는 80% 이상 거의 다 산화된 완전산화차이다. 인도, 스리랑카(실론), 중국, 케냐 등이 주요 산지이며 부드러운 맛과 향이 영국인들의 기호와 잘 맞아서 영국이 홍차의 대표적인 소비국이 되었다. 홍차의 특유의 향기는 시들이기와 산화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탄닌 성분도 차의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 홍차는 다즐링, 아쌈, 닐기리 차가 유명하다. 그 중 다즐링은 채엽 시기에 따라 3~4월에 따는 것을 퍼스트 플러시(First flush), 5~6월에 따는 것을 세컨드 플러시(Second flush)로 나뉘는데 차의 기본적인 향과 맛이 다르다. 퍼스트 플러시는 여리고 신선함을 더 가지고 있는 반면 세컨드 플러시는 단맛과 깔끔한 맛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스리랑카 홍차는 누와라엘리야가 가장 높은 곳에서 재배된다. 그다음으로는 우바, 딤블라, 캔디, 루후나 순으로 재배고도가 높다. 높은 고도에서 재배된 차는 맛이 깔끔하고 퀄리티가 높다. 반면 고도가 낮은 곳에서 재배된 차는 중후하고 진한 향미를 나타낸다. 스리랑카에서는 고도의 차이에 따라 홍차의 품질등급을 매기고 있다.

특히, 홍차는 가공 방법에 따라 찻잎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우려서 추출해 내는 방법을 달리해주어야 한다. 홍차의 가공방법으로는 찻잎을 그대로 살린 오서독스 방법, 찻잎을 잘라서 가공한 세미오서독스 방법, 찻잎을 자르고(Cut) 찢고(Tear) 둥글게(Circle) 가공한 CTC 방법이 있다. 찻 잎의 크기가 잘게 잘려 있으면 물과 만나 차성분이 쉽게 나올 수 있으므로 물의 양을 줄이고 온도를 낮춰 줄 필요가 있고 홍차의 산화도가 낮으면 차 성분을 충분히 우려내기 위하여 물의 양을 늘리고 온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그 외, 황차와 보이차는 녹차의 제조방법과 같이 덖음으로 산화효소를 파괴시킨 후 메주를 띄우듯이 찻잎을 여러 방법으로 보관하면서 공기 중의 미생물에 노출시켜서 미생물 발효가 일어나게 하는 후발효차이다. 중국 운남성의 보이차가 대표적이다.

차(Tea)는 그 종류가 엄청 다양하다. 어떤 지역의 차나무에서 채엽했고 어떻게 가공했는지 등에 따라 차의 향미는 천양지차로 다르다. 일반 카페에서는 차에 우유, 과일 등을 블렌딩하여 만든 혼합 티(Tea)를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나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차 만을 취급하는 차(Tea) 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차를 전문 찻집에서만 즐길 수 있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차의 종류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선택하여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차는 채취 시기와 찻잎의 크기, 재배 고도, 가공 방식 등에 따라 그 맛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차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차를 선택하여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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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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