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매각은 매우 정당하고 효과적인 작전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위믹스(WEMIX) 먹튀 논란에 대해 내놓은 해명이다. 지난 1월 13일 SBS 유튜브 채널인 ‘뭘스트리트’에 직접 출연, 1시간에 걸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장 대표는 해당 방송에서, 위믹스 활용이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한 방편이었음을 강조하며 매각 관련, 충분히 소통했고 시장이 매각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만큼만 팔았으니 위믹스 매도와 가격 하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먹튀 논란은 오보에 근거한 끼워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공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법률상 의무가 없다고 했다. 위믹스 팔아 협력사를 늘였고, 덕분에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을 올렸으니 이만한 장사가 없다는 게 골자다. 그러면서 장현국 대표는 앞으로 소통하면서 계속 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작년 상승장이 이를 증명한다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자면 위믹스 매각은 성공적이라는 그의 설명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왜 들끓고 있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투자자들이 알고 있었으면서 이제 와서 모른척한다는 그의 논리는 어딘가 옹색하다.

장 대표는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었다. 위믹스 매각 자체는 공분의 대상이 아니다. 사태의 요지는 ‘신뢰’다. 장현국 대표의 주장은 투자자들이 대표와 사업의 진정성을 신뢰한다는 가정 하에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와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란 믿음. 두리뭉실한 백서를 방패삼지 않으리라는 믿음.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위믹스 투자자를 홀대하지 않으리라는 믿음. 블록체인 기술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고 투명과 공평이라는 가치를 구현하리라는 믿음을 장현국 대표가 깨트렸다는 게 핵심이다.

장현국 대표는 위믹스 매각 정당성을 강조하고 사실 관계를 따지기 전에 투자자들이 왜 공분했는지 살피고 들었어야 했다. 지난해 위믹스는 국내 대표 코인으로 자리잡았다. 제도권의 상장사가 가상자산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시장은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 이코노미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줄 것으로 믿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로 업계는 꽤나 고무됐다. 그 기대를 무너뜨린 게 이번 사태다. 장현국 대표의 해명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차제에 장현국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장현국 대표가 위믹스 논란의 핵심을 몰랐다면 위메이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리더라 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문제를 알았다고 하면 더 큰 문제다. 먹튀 논란을 감수하고 위믹스 투자자를 이용해 곳간을 채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칫 모로가도 돈만 벌면 된다는 공식이 성립될까 우려된다. 이는 블록체인 시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P2E 후발주자인 컴투스, 넷마블 등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장현국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위믹스 생태계를 홍보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에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여 하기도 했다. 장현국 대표의 이런 활동이 보여주기식 행보에 머물지 않기 바란다. 나아가 위믹스 홀더들의 피같은 투자금이 위메이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제대로 쓰이는지 지켜볼 일이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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