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⅓ 확진…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개설 열풍

북마크 완료!

마이페이지의 ‘북마크한 기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북마크한 기사 보러가기 close
입력 2022.04.20 06:00
전국민 3명 중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완치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 역시 덩달아 늘고있는 가운데 병원들이 잇따라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신설하고 있다. 코로나 후유증이란 감염 당시의 염증 반응이 남아 만성피로감과 호흡기 통증 등이 지속되는 증상으로 최근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 부른다.

명지병원 4층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전경 / 명지병원
의료계에 따르면 명지병원을 시작으로 서울백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등 다양한 병·의원들이 코로나19 회복 클리닉 개설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도 롱코비드를 다루는 센터가 90개 신설되는 등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 시점부터 4주일 뒤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코로나 후유증은 기침·가래·인후통·호흡곤란 등 증상이나 피로감·두통·기억력 또는 집중력 저하·후각 또는 미각 상실 등이다.

우울감·불안 등 정신적 증상이나 장염과 탈모도 보고되는데, 증상의 종류는 200여 가지에 이르며 환자 1명이 동시에 느끼는 증상이 20여 가지 이상인 경우도 존재한다.

여러 분과 모인 다학제 클리닉 구축…"100만명 후유증 앓을 수도"

국내에서는 명지병원이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했다. 명지병원은 코로나 완치 이후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신설, 경쟁 병원들 보다 빠르게 코로나 후유증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이 운영되기 시작한 3월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클리닉을 찾은 환자 1077명 중 초진 환자 748명의 사전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3개 이상의 복합증상을 느낀 경우가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진 환자 748명이 진료 전 건강상태를 작성한 사전 설문지를 확인한 결과 1개 증상만을 느낀 환자는 146명(20%), 2개 증상을 느낀 환자는 114명(15%)이었다. 특히 3개 이상의 증상을 복합적으로 느끼는 경우는 488명으로 절반 이상인 65%에 달했다. 3개 증상은 131명(18%), 4개 증상은 123명(16%), 5개 증상은 99명(13%), 6개 증상은 70명(9%)으로 집계됐다. 최대 9개 증상을 느낀다는 환자도 6명(1%)으로 나타났다.

후유증으로는 기침(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전신쇠약(13%), 기관지염(9%), 호흡 이상(9%), 식도염(8%), 위염(7%), 가래 이상(7%) 등이 뒤따랐다.

특정 분과 치료만으로 클리닉을 운영할 수 없다 판단한 명지병원은 ▲호흡기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가 주축으로 ▲심장내과 ▲신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이 다학제로 참여 가능하게 클리닉을 구축했다.

또 격리 해제 후 즉각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아급성기(회복기) 질환자들이 신속하게 입원, 3~5일간 입원 집중 치료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아급성기 병동(CSU)’의 운영을 새롭게 시작했다. CSU는 성인용과 소아용이 별도로 운영된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도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설, 조영규 가정의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 의료진의 협진을 통해 코로나 후유증 치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기존 선별안심 진료소가 있던 서울 한남동 본관 앞마당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열었다. 병원 측은 클리닉을 통해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감염내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등의 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강남베드로병원, 세란병원, 부산성모병원, 효산의료재단 샘병원, 창원 파티마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연달아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했다.

박희열 명지병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교수는 "향후 100만명 정도가 코로나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다"면서 "격리 해제 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폐렴과 고열·누런 가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2~3주 극성 기간 지났음에도 증상이 지속적으로 남을 때는 병원을 내원해 합병증 여부를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과학적 근거 부족한 롱 코비드…정부, 변이별 후유증 평가 추진

원인을 알수 없는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자 정부는 롱 코비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은 5월 2일까지 ‘코로나19 방역정책 현안 민·관 공동 연구과제’를 공모한다.

연구과제는 국민적 관심과 정책 중요도에 따라 ▲만성질환의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코로나19 감염인의 위중증 발생과 기저질환과의 관계 ▲코로나19 회복 환자 내상 중증도에 따른 장·단기 호흡기·심뇌혈관·신장 질환 예후 양상 및 위험도 평가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연구 ▲취약계층의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영향 ▲코로나19 건강보험에 미친 영향 등이다.

연구과제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만성질환의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연구는 심뇌혈관질환 등 특정 기저질환자와 기저질환이 없는 코로나19 환자 간의 의료이용, 임상데이터 등을 비교해 코로나19 위험도를 분석하게 된다.

연구결과는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에 따른 코로나19 위중증·사망 위험도를 평가해 질병 예방·관리,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과 보건사업 근거자료 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염인의 위중증 발생과 기저질환과의 관계 연구는 코로나19 감염자의 기저질환 여부에 따른 위중증 발생률과 성별, 연령, 예방접종 여부 등 위중증 위험요소를 분석해 경구용 치료제 투여 대상을 정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신순애 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장은 "질병청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연구가 감염병 학술 연구의 마중물이 되어 향후 과학방역의 폭넓은 근거가 확보될 수 있다"며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다각도 활용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장을 위한 핵심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0
주요 뉴스
지금 주목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