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는 최일선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커피 매장의 직원이다. 보통 고객이 매장에 내방하면 바리스타는 가장 먼저 고객과 눈을 맞추고 반가움을 담은 인사를 전한다. 주문을 받을 때에는 고객과 대화하면서 고객의 음료 취향을 인지하고 메뉴를 추천하기도 한다. 제조된 음료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에도 아무 말 없이 음료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음료의 온도가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등의 안내를 한다. 또한 고객이 매장을 나설 때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드린다. 기본적으로 고객에 대한 친절함을 갖추고 있어야만 하는 직무이다.

바리스타의 직무가 단순히 주문받은 음료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므로 각 커피 매장은 음료 제조능력뿐만 아니라 바리스타의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도 많은 교육을 시키고 있다. 대부분 고객이 매장을 들어설 때부터 매장을 떠날 때까지의 행동 수칙을 정하여 구체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고객의 비정상적 요구에 대한 대응 방법이나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에 대한 응대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4명의 고객이 매장에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음료는 2개만 시킨다. 그러면서 일행이 나누어 마실 수 있게 빈 컵 2개를 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러한 경우 1인 1메뉴를 시켜야 한다고 정중하게 안내를 하지만, 카페인 때문에 오후에 커피를 많이 마시지 못하므로 양해해 달라는 중년 고객의 요구를 마냥 모른 체할 수는 없다. 여름에 3-4명의 고객이 빙수 하나만 시키고 나누어 먹을 수 있게 사람 수에 맞춰 컵과 숟가락을 달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때 그 매장에서 제공하는 빙수가 1인용이므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기에는 양이 적다고 안내하고 정중히 거절하는 순간 곧바로 그 자리에서 고객은 불만을 내뱉거나 기분 나빠한다. 비단 이러한 예 이외에도 외부 음식물을 반입하여 매장 내에서 취식하면서 물티슈 제공을 요청하는 등 정상적이지 아니한 일들이 수시로 발생한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적절히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커피와 같은 식음료 제공 서비스 직무에서는 무엇보다도 고객의 불만을 적절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식업체의 고객 불만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본인이 만족한 서비스나 상품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구전 효과는 1인당 평균 8명 정도로 나타났지만, 불만족할 때에는 25명 이상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품에 대해 불만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품을 재구매하는 경우가 9% 정도나 되었는데, 특별히, 강하게 불만을 제시한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되면 재구매율이 58% 이상이나 나왔다는 연구가 있었다. 불만을 제대로 처리해 주기만 하면 재구매력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서비스는 개인적으로 남을 위하여 돕거나 시중을 드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표준 규격이 있는 공산품과는 달리 명확한 서비스의 규격이나 기준을 제시하기도 어렵고 달리 정해진 한계도 없다. 더욱이 서비스의 만족도는 소비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므로 같은 서비스에 대하여 소비자가 항상 동일한 만족도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그 만족도가 낮아지게 되면 결국 그 소비자는 어느 순간 불만을 가지게 되고 그 불만이 지속되면 그 관계는 회복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소비자의 불만사항은 25명 이상에게 전파되어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나쁜 평판으로 퍼질 수 있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가능한 빠르게, 자신이 요청한 사항에 적합한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 만일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되면 즉시 그 문제가 해소되기를 희망한다. 만일 고객이 특별한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느끼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아진다. 불만사항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정확히 수렴하고 그 고객의 편의성을 충분히 반영하여 고객중심으로 친밀하게 문제가 해결되면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물론 무엇보다도 신속한 불만 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 신규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맛, 서비스, 분위기, 가격 등을 적절히 조화롭게 설계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맛과 서비스는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외 단골 고객을 꾸준히 친절히 관리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평판이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역설적으로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그 고객은 앞으로 그 매장의 단골 고객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의 불만 요소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서 해결하면 충성고객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 고객이 불만을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인다는 내면적인 사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만이 접수되면 신속하게 대응하여 처리해야 한다. 고객은 항상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우선 고려한다. 그러므로 서비스 제공자로서는 먼저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응대를 하지 못하면 고객의 불만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만일 고객이 제기한 불만 사항을 해결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답변에 임해야 한다. 변명이나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임기응변하여 상황을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고객의 불만 사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불만이 해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매장의 불만처리 절차에 따라 보고사항을 작성하여 고객의 불만 내용을 파악하여 자료로 남길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고객의 불만을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해야 한다. 또한 고객이 주로 어디에서 불만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고객의 불만사항이 음료의 맛인지, 음료 주문 후 음료 제공 시까지의 대기시간인지,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인지, 매장의 청결상태인지 등등을 파악하여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커피 매장에서 이렇게 고객과 최일선에서 접하는 바리스타는 마땅히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하여야 한다. 앞서 말한 여러 명의 고객이 인원수에 미치지 못하는 음료를 주문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는 때로는 매장의 원칙을 고집하지 아니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여야 할 때도 있다. 물론 서비스 제공을 받는 고객도 고객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장의 원칙과는 무관하게 무한정의 서비스 받을 권리가 있는 듯이 함부로 행동하여서는 안 된다.

고객은 통상적이지 아니한 요구를 하고 있고 바리스타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를 함이 없이 매장의 서비스 원칙만 고수한다면 서로 교차되는 접점은 없게 된다. 그러한 경우 불만사항이 해소되기는커녕 더더욱 확대되어 고객은 매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떠날 수도 있다. 이러한 업무처리는 서비스 직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결코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때로는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여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다. 고객은 아마추어보다 프로에게서 대접받기를 원하므로 고객을 대할 때에는 프로 정신을 가지고서 자신감을 갖고 고객을 배려하고 고객의 마음에 들도록 응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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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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