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의 발표 이후 조각투자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다음 다섯번의 칼럼을 통해 조각투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① 조각투자 A to Z를 시작하며
② 조각투자 A to Z: 금융위 발표의 정리와 함의
③ 조각투자 A to Z: 무엇이 문제인가?
④ 조각투자 A to Z: 왜 하는 걸까?
⑤ 조각투자 A to Z: 규제 대응과 발전 방안

조각투자 플랫폼의 문제점은 한 편으로 정리하고자 했지만 문제점을 정리해보니 한 편으로는 도저히 정리될 수 있는 분량이 아니어서 두 편으로 나누기로 했다. 먼저 이번 칼럼에서는 금융적 관점에서 투자자 보호 문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에 대한 문제를 짚고, 다음 칼럼에서 나머지 문제점들을 논의하겠다.

◇ 투자자 보호에 대한 문제


많은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분할소유권’을 판매하고 있다. 민법 상 ‘공유’의 형태로 ‘소유’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구매자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권리증’을 발급해주는 플랫폼도 있다. 조각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또는 법률자문인에게 던져봐야 한다. "만약 조각투자 플랫폼이 파산하면 나는 그 물건을 소유하는가?"

실제 이 업체들이 파산했을 시 조각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소유인 물건을 놓고 회사의 채권자들과 경쟁해야 할 확률이 매우 높다. 회사가 파산한다면 조각투자자들의 ‘투자’금은 무담보 후순위 대출로 취급될 확률이 높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는 뮤직카우가 투자자들로 받은 자금이 투자가 아닌 채권이라고 주장했었다.

여담이지만 만약 뮤직카우가 투자자들로 받은 돈이 채권이라면 뮤직카우가 홍보한 ‘저작권에 투자해서 소유하자’라는 문구는 사기와 허위사실 유포가 된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소유권에 투자한다고 생각하지 조각투자 업체에 돈을 빌려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조각투자 플랫폼들이 주장하는 소유권이 실제 법적 효력이 있는지, 회사가 파산했을 때 어디까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각투자 플랫폼은 자산 하나의 소유권을 조각으로 분할하고(발행), 조각난 소유권을 여러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유통) 그 이후에 이미 발행된 소유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중계자 역할까지 해준다. 하나의 기업이 발행, 유통, 중계를 하게 된다면 시세조작과 대리인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행을 일부러 비싸게 하고 낮은 가격으로 중계를 하면 초기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발행과 유통은 당연히 분리되어야 한다.


조각투자는 여러 사람들의 돈을 공모의 형태로 받아 조각투자 업체가 노력을 들여 수익을 얻는 집합투자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집합투자를 통해 받은 공모자금이 회사 계좌에 들어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형태는 만약 회사가 도산할 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며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신탁회사에 투자자들의 예치금을 맡겨야 한다.

◇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에 대한 문제

자산유동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지난 100여년간 활용되어 왔다. 무려 20년 전에 자산유동화의 전성기를 경험했고 2008년에 대 폭락으로 인해 인류는 유래 없는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런데 조각투자 업체들은 자산유동화를 활용한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혁신이라 주장한다.
심지어 조각투자의 경우 자산 풀링(여러 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것) 없어 분산효과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20년전에 전 세계적 스케일로 시도했던 유동화상품들 보다 훨씬 더 후진적이다.
자산 유동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혁신을 찾는다면 지금 조각투자 업체들보다 자산유동화 상품들을 발행하는 증권사들이 금융의 기준으로 최소 20년, 길게는 100년은 더 혁신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투자자보호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의 측면에서 조각투자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외의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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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류지예 팀장은 아트파이낸스그룹 데이터분석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메타버스금융랩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주 연구주제는 미술시장, 예술품 거래데이터분석이며 메타버스, NFT등 예술산업 관련 신기술 또한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금융 교육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