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설에 '이부실드' 도입한 정부…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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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10 06:00
올 여름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7월과 10월 두 차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성분명 틱사게비맙·실게비맙)’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부실드 도입 취지는 코로나19 예방 접종만으로면역 형성이 어려운 사람에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예방 효과를 늘리겠다는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도입 물량의 한계와 일반 환자를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이부실드(틱사게비맙·실가비맙)’. / 아스트라제네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부실드 도입 관련 예산 396억원이 확정됨에 따라, 7월 중 5000회분, 10월 중 1만5000회분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부실드 투여는 면역억제치료로 인해 백신접종 후 항체형성이 어려운 ▲혈액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선천성(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단, 예방목적인 만큼 코로나19에 감염 이력이 없어야 한다.

정부는 확정된 2만회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부실드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사와 협의 중에 있다. 계약 체결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승인을 거쳐 국내 도입과 투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투약대상자가 제한적임에 따라 투약은 예약 기반으로 운영되며, 이부실드도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와 동일하게 전액 무상으로 공급된다.

이부실드는 틱사게비맙150mg과 실가비맙150mg 복합 성분을 가진 근육주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상이·상보적 활성을 가진 2개의 강력한 항체가 빠르면 4시간 만에 생성된다. 이부실드를 접종 받을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맞지 않은 사람 대비 77% 감소하는 것으로 임상(3상 PROVENT)에서 나타났다. 효과는 6개월 동안 지속됐다.

항체치료제는 정상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싼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며 세포 감염을 중화시킨다고 해서 ‘중화 항체(neutralizing antibody)’ 반응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치료제의 중화 활성 유지는 바이러스 수와 염증 반응 감소로 이어져 면역취약자의 코로나19 위중증을 낮출 수 있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은 이부실드의 이같은 예방 효과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다양한 변이에 적응력을 갖춘 중화항체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입증했다. 이부실드는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BA.2 변이에 강한 중화 활성을 유지했다.

아울러 이부실드가 새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에서도 중화 활성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부실드가 현재까지 테스트한 모든 변이에 중화 활성을 유지했다는 여러 연구의 기존 데이터와 동일한 데이터다.

연구팀은 이미 유행했던 코로나19 변이와 새로 테스트한 변이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서 코로나 오미크론 우세 변이는 BA.4, BA.5다. 연구팀은 BA.4, BA.5 변이가 BA.2와 동일한 S 단백질 서열을 갖춰 BA.2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새로운 변이 패턴이 지난해 연말 국내에 들어와 오미크론 대유행을 일으킨 BA.2와 유사한 만큼 또 다시 전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부실드 투약 시 감염 93%, 중증 및 사망은 50%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부실드 긴급사용을 승인했으며, 유럽은 올해 3월 시판 승인을 권고했다. 이로써 현재 미국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에서 이부실드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7월 중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부실드는 면역저하자들의 코로나19 고위험군 위중증 및 사망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신규 확진자 자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환자가 아닌 중증면역저하자를 특정한 의약품으로 보편적인 코로나19 백신·치료제와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면역저하자 수는 10만명수준으로 보고되는데, 이번에 정부가 들여오는 2만회 분량의 이부실드는 모두가 접종받기엔 다소 부족한 양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면역억제치료로 인해 백신접종 후 항체형성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보호방안으로 이부실드를 도입했다"며 "그 중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대상으로 적정성을 평가해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라, 2만명 분량으로도 충분할 것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 재유행을 넘어 가을·겨울에는 본격적인 대유행에 접어들 수 있다며, 일반 환자를 위한 대비책 마련도 동반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 재유행의 경우 보통 5만명 이하정도로 추산되고, 현재와 같이 확산과 감소세가 매일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며 "다만 오미크론 변이 수준의 전파력에 면역 회피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가을과 겨울에는 대규모 확산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도입 결정이 여전히 느리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로 이부실드는 앞서 올해 2월부터 예산 편성이 결정돼 온 사항이지만, 본격적인 도입 결정까지 4개월 가량 시간이 소요됐고 국내 코로나19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된 시점에 환자 처방 윤곽이 잡혔기 때문이다.

의료계 전문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때 정부는 급하게 대책을 내놓지만 결과적으로 정점을 찍고 한창 확진자 수가 감소될 때쯤 돼서야 의약품이 뒤늦게 들어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올 가을·겨울 재확산에 대한 선재적 대응은 결코 늦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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