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018년 맥스크루즈의 후속으로 새로운 준대형 플래그십 SUV인 ‘팰리세이드’ 라인업을 내놨다. 현대차가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던 와중 탄생한 차량인 만큼, 이에 맞춰 준대형SUV 중에서도 독보적인 크기와 가성비를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햇수로 4년이 지난 2022년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팰리세이드’를 내놨다. 기존 팰리세이드보다 200~400만원 더 가격이 높아졌지만, 개선점과 옵션 폭 확대 등을 고려하면 적절한 가격 상승폭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과거 옥의 티로 지적된 플래그십SUV에 맞지 않는 애매한 디자인과 승차감은 한층 개선됐다.

2022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팰리세이드 45도 외관 모습. / 이민우 기자
2022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팰리세이드 45도 외관 모습. / 이민우 기자
IT조선은 6월초 3박 4일 일정으로 더 뉴 팰리세이드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서울과 하남 등 수도권 근교와 교외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승 거리는 300㎞로 내외로 이뤄졌으며, 코스는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일부 오프로드 지역 등으로 고루 구성됐다.

더 뉴 팰리세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점은 전면 디자인이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팰리세이드는 준대형 플래그십SUV와 어울리지 않는 폭좁은 그릴 디자인을 가졌다. 때문에 정면과 45도 측면에서 팰리세이드를 바라보면, 거대한 차체와 모순되는 그릴로 답답한 인상을 줬다.

반면, 더 뉴 팰리세이드는 그릴 전체가 사각형에 가깝게 변경됐고, 패턴도 더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중후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헤드램프도 과거 상위 트림에만 적용됐던 3구 LED 헤드램프가 더 뉴 팰리세이드로부터는 트림에 상관 없이 기본 적용돼 플래그십 SUV다운 사양으로 등급이 올랐다.

더 뉴 팰리세이드 옆면과 전면 그릴 디자인. / 이민우 기자
더 뉴 팰리세이드 옆면과 전면 그릴 디자인. / 이민우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특별한 변화점은 없다. 룸미러가 후방카메라 기능을 보유한 프레임리스 형태로 변경된 것 정도다. 팰리세이드의 주요 단점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인 실내 디자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셈인데, 페이스리프트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가성비를 유지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정상참작은 가능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다만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추후 캘리그라피 트림보다 더 실내 디자인의 고급화를 추구한 트림 등을 지속적으로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

주행감은 확연히 개선된 점이 느껴진다. 가창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정숙성이다. 더 뉴 팰리세이드는 이전 모델보다 흡음제를 더 두껍게 설계했다. 증가한 흡음제의 두께만큼 정상적인 공도주행에서의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 됐다. 충격 흡수 장치도 개선돼 고속주행 시 진동도 줄어들면서, 스티어링에서 느껴지는 잔 진동도 줄어 전체적인 체감 정숙성이 더 증가했다.

더 뉴 팰리세이드 운전석 부분과 룸미러 후방 카메라 기능. / 이민우 기자
더 뉴 팰리세이드 운전석 부분과 룸미러 후방 카메라 기능. / 이민우 기자
스티어링휠(운전대)의 조작감은 준대형SUV와 어울리지 않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거대한 휠베이스와 차체를 지닌 더 뉴 팰리세이드이기에, 괴리감이 들 수 있는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대신 코너링 등 회전시 손에 느껴지는 감각은 매우 부드러워 운전시 소소한 손맛을 맛볼 수 있다.

후방 카메라 기능을 장착한 룸미러의 추가는 확연한 강점이다. 타호 등 준대형~대형 SUV에서 최근 많이 탑재되는 기능 중 하나인데, 룸미러 후방 카메라를 활용하면 전후방 상황을 한눈에 확인하며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때보다 수월하게 주차나 후진을 할 수 있다. 휠베이스와 전장이 긴 더 뉴 팰리세이드의 차체를 이전보다 더 쉽게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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