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자사 소형SUV 라인업을 담당하는 니로의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국내미출시)가 먼저 얼굴을 보인 가운데, 전기차 버전인 니로EV는 한발 늦게 5월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출시는 늦었지만 앞으로의 전기차 시대에서는 니로EV가 HEV나 PHEV보다 한발 앞선 메인 모델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높은 가격대로 형성된 상태인 만큼,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서라도 실용적인 주행거리(401㎞)와 가격대(4000만원대)를 구성한 볼륨 모델인 2세대 니로EV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현대차그룹과 기아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2세대 니로 EV 외관. / 이민우 기자
2세대 니로 EV 외관. / 이민우 기자
IT조선은 15일 기아에서 출시한 2세대 니로EV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어스(Earth) 트림으로, 선루프 등 추가 옵션이 적용됐다. 외관 색상은 스노우화이트펄(SWP)이다. 차량 가격은 트림 기준으로 4910만원(개별소비세 3.5%,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다.

2세대 니로EV 1열 운전석 전경과 전면부에 중앙에 배치된 충전구. / 이민우 기자
2세대 니로EV 1열 운전석 전경과 전면부에 중앙에 배치된 충전구. / 이민우 기자
2세대 니로 EV의 외관은 다른 2세대 니로 파생모델인 HEV·PHEV와 비교하면 큰 차이점은 없다. 대신 전면 그릴 부분 사이에 충전기 삽입을 위한 충전구가 마련돼 있다. 니로EV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라 배터리와 충전구가 엔진룸 쪽에 위치한다. ‘1세대 니로EV’와 비교하면 그릴의 오른쪽에 치우쳐있던 충전구가 정중앙으로 이동했다.

내부 실내 역시 다른 니로EV와 큰 차이점은 없다. 다만 어스 트림을 선택했을 경우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한 기능이 추가 탑재된다. 전기차의 동력원인 배터리를 사용해 전자기기 등을 충전·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이다. 아이오닉5나 EV6 등에 적용된 바 있었던 V2L 기능은 2세대 니로에서도 적용돼 실내외 모두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외부 전자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단, 니로EV에서 제공하는 V2L의 출력은 공식적으로 시간당 3㎾쯤이다. 사용하는 전자기기에 따라 상이할 수 있지만, 아이오닉5나 EV6 등에 탑재된 V2L이 제공하는 출력은 시간당 3.6㎾다. 3㎾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시간당 전력 수준과 비슷하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아이오닉5·EV6 등보다는 성능은 떨어지는 셈이다.

기아 2세대 니로EV 실내 V2L 기능과 2열석 전경 / 이민우 기자
기아 2세대 니로EV 실내 V2L 기능과 2열석 전경 / 이민우 기자
2세대 니로EV의 주행감각은 1세대 니로EV와 큰 차이가 있다. 회생제동을 최대치로 설정했을 때 2세대 니로EV에서 느껴지는 감속의 정도가 훨씬 강했다. 다만 현대차그룹 내 다른 전기차와 비교했을때 특출나게 높은 강도는 아닌 수준으로, 매우 강한 감속을 느껴졌던 G80 일렉트리파이드보다는 평범하다.

가속 성능은 전기차인만큼 초중반에서 매우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고속도로 주행중 추월 시 사용하는 시속 100㎞이상 고속 상태의 가속에서도 성능은 비슷하게 유지된다. 가속 과정중에서 숫자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제외하면 딱히 가속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기에,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섣불리 가속 페달을 길게 밟는 행위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스티어링휠의 감각은 소형SUV 크기에 맞춰 적당한 수준이다. 차체와 비교해 특별히 더 무겁거나, 가볍게 느껴지는 차이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노면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는 않다보니, 주행 중 느껴지는 노면의 질감이 그대로 스티어링휠에 전해져 피로감을 주는 단점이 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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