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가 폴란드 수주 및 방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이하 RDP) 추진 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까지 성공할 경우 국내 방산업계의 위상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가 국내 주요 방산업체의 제품을 도입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추측이 대두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맞닿아있는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예산 증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방한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산 협력과 최근 안보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국내 주요 방산업체의 제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FA-50. / 한국항공우주산업
FA-50. / 한국항공우주산업
세부적으로 브와슈차크 장관은 경남 창원 소재 KAI 본사를 방문해 40여대의 경공격기 ‘FA-50’ 구매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폴란드 육군·공군 평가단은 6~10일 방한해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인 ‘천궁-Ⅱ’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방산업계가 올해 연이어 수주소식을 전하며 수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폴란드까지 큰손으로 등장할 경우, 올해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액이 무난하게 100억달러(12조57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폴란드를 발판삼아 유럽 방산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되는 국방상호조달협정 논의도 방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DP가 체결될 경우 국내 방산업계의 미국시장 수출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7일 진행된 방산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축구에 비유하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주전선수고 국방부는 뒤에서 물을 떠 나르고 수건 나르면서 걸림돌을 제거하는 역할이다"며 "대통령께서도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산업계가 폴란드, 정부 정책 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누리호 2차 발사까지 성공할 경우 더욱 높이 비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사업에는 국내 3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KAI는 누리호 발사체 총 조립 등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탑재 엔진 생산을 담당했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를 공급했다.

1차 발사 당시 발사대에 기립한 누리호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차 발사 당시 발사대에 기립한 누리호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2차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국내 방산업계의 산업분야가 방산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도 앞당겨 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오전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를 충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어 오후에 다시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기술적 준비상황, 기상, 우주물체와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리호의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수주의 경우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면서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주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강점은 빠르게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며 "가격대비 성능도 우수하고 사후 서비스 질도 좋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가 지니는 의미는 국가적으로도, 방산업계적으로도 크다"며 "누리호 발사가 성공할 경우 기업의 사업분야가 우주까지 확장될 수 있다. 국가주도의 올드 스페이스가 아닌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로 가는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