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53)] 시그니쳐 메뉴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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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07.15 06:00
창업을 원하는 고객이 방문했다. 프랜차이즈와 개인카페 중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문의하며 커피의 전문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어떤 프랜차이즈는 커피에 대한 전문지식보다 경영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여 믿음이 부족한 반면, 개인카페는 전문성은 뛰어나나 창업 후 초보자가 혼자서 경영하기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커피매장의 창업은 쉽지 않다. 투자비용 마련, 자신만의 컨셉 설정, 매장 위치 선정, 고객수 및 특성 파악, 인테리어 시공, 각종 장비 구축, 판매메뉴 설정 및 레시피 마련, 전문커피전문기술 보유 및 활용, 매장 홍보 및 운영, 재료수급 방법 및 보관 관리, 위생개념 확보 등 할 일은 많다. 하지만 각 매장마다의 차이를 나타내고 고객이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은 특색있는 분위기와 차이나는 음료메뉴와 그 맛에 있다.

각 매장에는 자신만이 만들 수 있는 대표 메뉴가 있다. 이를 흔히, ‘시그니쳐 메뉴’ 혹은 ‘창작메뉴’라고 칭한다. ‘시그니쳐’의 사전적 의미는 ‘서명, 특징’ 등의 명사로 나타내며 ‘대표적인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식음료 시장에서 시그니쳐 메뉴란 가장 자신있게 선보이거나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것, 즉, 다른 곳에서 팔지 않는 특별한 메뉴라는 뜻이다. 그 메뉴 속에는 자부심이 깃들여 있고 차별화되는 특별함이 존재하며 매장의 이미지가 깃들여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매장에서는 매년 또는 매시즌마다 새로운 시그니쳐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은 고객이 늘 믿고 찾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만든다. 시그니쳐 메뉴는 고객에게 카페의 이미지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각자의 개성과 고유가치를 중요시하는 현 사회에서는 좀더 특별하고 가치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경험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므로 특색있고 고유한 시그니쳐 메뉴는 고객을 지속적으로 찾아오게 만들고 소셜미디어의 활용으로 널리 가게 홍보까지 되게 한다.

각종 커피대회는 ‘시그니쳐 메뉴 개발 및 제공’을 평가 항목으로 두고서 창작력, 향미의 우수성, 활용의 용이성을 따지고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각 매장에서 자신만의 시그니쳐 메뉴를 개발할 때 기반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창작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보다는 유에서 ‘응용 유’를 만드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커피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시그니쳐 메뉴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여기에 지역마다의 특색과 그 매장의 컨셉을 추가하고 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하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면 아주 훌륭하고 특색있는 메뉴를 내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우리나라 국가대표선발바리스타대회(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KNBC)에서 1위를 차지했던 신창호 바리스타의 시그니쳐 메뉴를 살펴보자. 신창호 바리스타는 에스프레소에 오이껍질을 설탕시럽에 재운 것을 넣었다. 거기에 또 한천을 갈아서 넣은 후 무를 착즙하여 얼린 얼음을 띄워서 제공하였다. 자연스럽게 과일의 향미가 연상되게 만들었다. 실제로 멜론, 파파야, 참외 같은 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 우선, 특이한 향미를 가진 에스프레소샷을 음료의 베이스로 사용하기 위하여 특별한 원두를 사용하였다. 복숭아 향미가 짙게 나는 콜롬비아 라 미란다 핑크 버번 원두에 에티오피아 모모라 내추럴 원두를 블렌드한 원두로 밝은 산미와 오렌지 향미가 가미된 특색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든 것이다. 그 다음 에스프레소에 오이의 향을 추가하여 음료의 신선함과 밝은 트로피칼향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한천을 추가하여 묵직한 바디감을 만들어 주었다. 거기에 무즙을 착즙한 얼음을 추가하여 얼음이 천천히 녹으면서 무의 달근함을 느낄 수 있게 의도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음료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각 과정의 의도를 설명들으면서 음료를 천천히 음미하니 전문가의 손길을 한층 느낄 수 있다.


(좌) 신창호바리스타, (우) 시그니쳐메뉴
연희동에 있는 그래비티 카페에도 시그니쳐 메뉴라 부를 수 있는 특색있는 메뉴들이 몇가지 있었다. 코튼캔디 샷, 에쏘 달고나, 카카오 모카 등이 그것이다. 코튼캔디는 딸기향이 나는 솜사탕에 에스프레소를 조금씩 부어가며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음료이다. 에쏘 달고나는 에스프레소 위에 생크림을 얹고 그 위에 설탕을 태워 굳혀서 제공하였다. 마실 때는 굳은 설탕을 깨어 가며 마시게 했다. 카카오 모카는 카카오닙을 곱게 갈아 우유와 섞어 특별한 우유를 만든 후 스티밍하여 모카커피로 제공하였다. 이 메뉴들은 누구든지 맛을 보기 보다는 먼저 사진을 찍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아주 훌륭하였다. ‘바닐라 디 올리바 케잌’이라는 사이드 메뉴도 시그니쳐 사이드 메뉴로 부를 만 했다. 케잌 위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 후추를 뿌려서 제공되는데, 먹으면서 올리브오일은 부드러움, 고소함과 소금의 간간함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톡쏘는 후추의 맛으로 느끼함까지 잡아주었다.



(좌)코튼캔디 샷, 에쏘 달고나, 바닐라 디 올리바(케잌), (우)카카오 모카
시그니쳐 메뉴가 유행을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객은 타 매장에서 인기있는 메뉴를 복사하는 것에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또한 시그니쳐 메뉴가 너무 많아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시그니쳐 메뉴는 한 두가지 정도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시그니쳐 메뉴는 특별한 맛을 지니면서도 만들기도 용이해야 한다. 만드는 직원에 따라 맛이 차이날 수 있으므로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거나 어려우면 안된다.

특색있는 커피와 음료를 찾는 커피 매니아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그래서 커피맛의 퀄리티를 높이고 자신만의 커피 컨셉을 고집하면서 특색있는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신만의 우유를 만들어 쓰는 곳도 있다. 우유의 수분을 날려 농축함으로써 좀더 진하면서도 치즈같은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카카오닙을 갈어 넣어 초코의 쌉싸름한 음료를 시그니쳐 음료로 내세우는 곳도 있다. 각 매장이 이렇게 시그니쳐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꾀하는 것은 시그니쳐 메뉴가 그 매장의 브랜드 이미지로 각인되어 고객이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전문커피점이 많으니,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도움으로 다양하고 특색있는 시그니쳐 메뉴를 찾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보도록 하자.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와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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